일단 제목에서부터 많이 끌린 것 같다. 개인주의라는 것에 정확한 의미를 알고 싶었다. 그리고 프롤로그를 읽어봤는데 나와 성격이 비슷해서 놀랐다. 저자는 사람들을 싫어하고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회식, 행사, 명절이다. 단합을 도모한다는 직장 체육대회나 각종 술자리도 싫어한다. 이 부분에서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나는 이런 한국의 집단주의 문화에 맞지 않지만 이런 집단주의 문화에 맞는 사람들도 있다고 생각했고 집단주의가 한국인들의 행복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집단주의 자체가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에 동의하게 되었다. 위계질서, 관료주의, 패거리 정서, 조폭식 의리, 장유유서, 지역주의 같은 것들이 모두 집단주의의 산물인 것이다. 우리는 집단주의 속에서 개인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고 조직의 의견에 따라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는 합리적 개인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내 생각일 뿐이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강요하지 않는 사회, 즉 나와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가 우리가 나아가야 할 사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치안유지, 경제, 민주국가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우리가 불행한 이유로 전근대적인 집단주의를 말한다. 집단은 개인의 행복일 뿐 개인의 행복의 잣대가 아닌 것이다. 집단을 위해서 개인이 희생하는 사회는 결코 행복한 사회가 될수 없다. 결국 우리는 불행한 이유인 수직적 가치관을 버리고 수평적 가치관이 지배하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각 개인들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말은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자신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이 타인에게는 엄청난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인터넷상에서는 익명성을 이용해 악플을 다는 사람들을 흔치 않게 볼수 있고 악플의 피해자는 심할 경우 자살 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실제 공간이든 사이버 공간이든 저자는 우리가 말할 때 3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한다. '그것이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 나도 상대방을 상처줄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상대방이 상처를 받을 만한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이 3가지 원칙을 지키면서 말이 흉기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사람들이 문학을 읽는 이유가 뭘까? 문학은 인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문학을 통해 인간의 숨기고 싶은 속내 깊숙한 곳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 따라서 신문기사들은 사건의 결과에만 치중하고 선과 악을 간단하게 구분짓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 인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 중 상당수는 인과관계도, 동기도, 선악구분도 명확하지 않다. 냉정한 '팩트' 집합으로 보이는 신문기사 보다 주관적인 내면고백 덩어리로 보이는 문학이 실제 인간이 저지르는 일들을 더 잘 설명해 줄 때가 많다. 우리는 문학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알 수 있다. 문학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힘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인터넷을 보면 좌빨, 종북, 수꼴, 극우 같은 단어가 매우 빈번하게 등장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많은 복지 혜택은 원하되 세금은 더 내길 원치 않고, 어떤 문제든 정부가 나서서 강력히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는 사실은 제대로 된 이념이 부재한 곳인데도 이념 코스프레중인 상황은 아닐까? 이념문제 아닌것을 이념 문제화하는 강박증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이는 실제적으로 필요한 토론과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한 방안에 대해서 이것이 우리 쪽 주장인지 적들의 주장인지 구별하려고만 하고 그 방안을 발전시킬 실제적인 해결책을 고민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20세기식 이념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우리도 이념으로 무조건적인 편가르기는 자제하고 서로 토론하고 타협하면서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나가야하지 않을까?
'강한 책임을 기꺼이 질 수 있는 가치관'은 어떻게 배양되는가? 저자는 '작은 책임부터 부담 없이 맡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타인의 시선에 극도로 예민한 집단주의 문화의 사회다. 누가 뭘 잘했을 때의 칭찬보다 한가지 잘못했을 때 돌팔매질하는 광기가 훨씬 뜨겁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는 존재이다. 뭔가를 책임지고 하는 것 자체에 대해 칭찬하고 못한 부분은 감싸주는 문화가 기꺼이 책임지는 어른을 만드는 것 아닐까. 우리 사회는 '결과책임론'이 지배하는 사회다. 이런 문화가 책임자들을 결정장애와 도피심리로 몰아넣는 것은 아닐까? 결과가 어떻든지 해야 할 의무를 다 수행했다면 비난이 아닌 격려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