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대의 화두는 개인주의이다. 개인주의의 사전적인 정의는 국가나 사회보다 개인이 어떤 식으로든 우선한다는 사상이다. 기존의 개인주의의 개념은 서구권에서 통용되었으나 사고의 변화로 한국에도 유입되었고 현 세대를 대표하는 사상으로 통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핵심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왜 개인주의가 현세대를 대표하게 되었는가?최근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개인주의자 선언에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다.
개인주의자 선언의 저자 문유석 판사는 한국의 수많은 문제의 원인으로 집단주의를 지목한다. 대한민국 사람 중에서 눈치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즉, 좋든 싫든 다른사람의 시선을 보는 사회이다. 그러다보니 타인과의 비교를 자연스럽게 여기면서 살기 시작했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자신도 모르게 서열을 만드는데 익숙해진 것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가까운 가족이라도 자신보다 더 잘나가면 질투하고 따라잡으려 하는 것이 익숙한 문화인 것이다. 이러한 집단주의는 경쟁을 중시하는 자본주의와 결합하면서 잔혹할 정도로 무한경쟁 사회로 사람들을 밀어넣었고, 거기서 한국인들이 큰 긴장과 피로에 시달리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집단주의는 무한한 경쟁을 부추기다보니 조금이라도 우월한 입장에 서면 약자들에게 잔혹해지기 쉬우며, 개인이 집단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긴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집단주의에서 자기가 속한 집단이 조금이라도 우월하면 다른 우월한 집단에게 탈락할 두려움을 안고 산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약한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이기주의를 드러내기 쉽다. 최근 붉어진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에 대한 일반아파트 주민들의 차별이 이러한 집단 이기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개인이 하고 싶은 것보다는 사회가 만들어낸 우월한 위치에 주목하고 더 높은 자리로 가기 위해 투쟁하도록 만든다고 주장한다.
한편 대한민국의 가장 큰 정치적인 문제로 꼽히는 것이 정치 극단 세력간의 갈등이다. 자신과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에게 무조건 낙인을 찍는데 익숙한 것이다. 특정 문제를 제기하더라도 그 사람의 성별이나 사상, 출신지역을 의심하는 것은 흔하다. 이러한 현상 또한 대한민국의 전근대적인 집단주의가 자신이 속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간의 간극을 수평적인 대화가 아닌 수직적인 서열을 우선시하는 현상에서 기인한 것이다.
동시에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에 부족한 것을 개인주의로 파악하고 합리적 개인주의를 강조한다. 즉 개인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는 것이다. 합리적 개인주의에서 개인은 자신의 불합리성까지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합리적이다. 동시에 자신의 자유 존중을 위해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고자 노력한다. 결국 타인에 대한 존중은 공동체와 약자에 대한 배려, 톨레랑스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민주적인 사회 건설을 기여한다. 현대에 가장 행복하고 발전된 국가로 여겨지는 북유럽은 이러한 배려가 제대로 정착되었고 결과적으로 가장 발전된 사회로 이어질 수 있었다.
나는 내 스스로가 개인주의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남이랑 서열 다툼을 하는 것을 꺼려하면서도 혼자 있는 것을 큰 문제삼지 않고 민주주의와 개인존중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책에서 주장하는 말들이 쉽게 공감이 갔다. 하지만 대한민국 많은 사람들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같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원인에는 개인주의 자체의 생소함과 기존 집단주의의 개인주의에 대한 비난이 주원인이지만, 많은 개인들이 개인주의를 주장하면서도 합리적이기보다는 이기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원인도 존재한다. 문제의 원인은 극도의 경쟁적인 문화와 타인에 대한 존중 교육의 부재가 원인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집단주의 문화의 문제를 해소하고 합리적인 개인주의의 정착을 위해서는 교육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의 변화중 필요한 것 한가지가 바로 토론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토론 과정에서 서로의 다른 생각을 자연스럽게 파악하고, 존중한는 태도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무조건적인 입시위주의 경쟁 교유고 변화해야만 문제 해결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내 스스로가 절대 권력자처럼 변화를 일으키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나 먼저 합리적인 개인주의를 지니고 다른 사람들을 대하다보면 시나브로 바뀌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