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어렵게만 생각되는 경향이 있다. 고전읽기의 중요성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고 나 또한 많은 고전 책들을 읽으려고 노력하곤 있지만 들어본 적이 없는 고전책의 경우 재미있을지, 이 책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을지 생각하다 주저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번 고전 5미닛 영상을 보며 내가 미처 몰랐던 수많은 고전들에 대한 줄거리 및 해석 영상을 보며 어떤 책을 보면 좋을지, 어떤 책이 나랑 잘 맞을지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어 추후 읽을 고전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느꼈다. 어렵고 생소한 책들을 굉장히 재미있게, 그리고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식인 것 같다. 또한 영상에서는 간략한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저자의 의도 및 책에 담긴 의미를 풀어서 얘기해 준다. 물론 간략한 영상으로는 책의 내용과 의미를 다 담긴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내가 영상을 보며 느꼈던 것과는 다른 관점에서 풀이를 해주는 것을 보며 같은 작품을 보고, 읽고도 서로 다르게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을 볼 수 있었고 하나의 책을 여럿이서 읽고 독서토론을 하는 것도 서로 다른 견해를 알 수 있어 재밌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책을 읽은 후 전문가는 어떻게 해석했는지 찾아보는 것도 책을 더욱 적극적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바쁜 대학생들 및 현대 사회인들은 고전을 읽는 데에 많은 시간을 내기 힘든데 좋은 작품을 선별하여 소개시켜주고 흥미를 가지게 해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는 것 같다.
10개의 영상들은 각각 사람들의 삶을 그리고 있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었다. 밑에 내용들은 10개의 영상 중 몇 개의 영상들에 대해 간단한 소감을 작성한 내용이다.
‘홍루몽’은 내가 초등학교 때에 만화로 읽던 책이다. 만화로 10편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영상에서는 짧게 3분 가량 으로 요약된 줄거리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경우 홍루몽 소설을 연구 하는 학자들이 있다고 하는데 소설을 연구한다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만화의 경우 굉장히 재미있게 봤지만 그뿐이었는데 소설의 어떤 점이 학자들로 하여금 연구하게 하는지 궁금해졌다.
‘수레바퀴 밑에서’는 학생 ‘한스’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수레바퀴 밑에 깔리게 된다고 주변 어른들과 선생님들은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쟁, 시험등 엄청난 수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신학교를 1년 다니다 결국 자퇴하여 공장에 들어가게 된다. 낙오자라는 야유를 받고 힘들어 하던 한스는 결국 어느 날 공장 친구들과 술을 마신 날 자살인지 실수 인지 모르게 죽게 된다. 결국 수레바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죽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도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회에도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이방인’은 책의 줄거리를 보며 왜 책의 제목이 이방인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방인 하면 외국인이 생각나는데 이책의 주인공은 외국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상을 보면 볼수록 왜 제목이 이방인인지 알게 되었다. 현대 사회적 규범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 이방인. 모두 자기의 개성을 지키고 나다운 삶을 살라고 말하지만 그런 삶을 살았을 때 돌아오는 시선들은 따갑다.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주인공이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충격적인 일을 저지르는데 누구의 잘못인지, 왜 주인공이 잘못을 저지를 수 밖에 없었는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인형의 집은 가부장적 질서를 정면으로 비판한 책이다. 사실 고전을 읽으려고 노력하면서 고전 작품들을 많이 접했는데 많은 고전들에서 가부장적 질서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볼수 있었다. 특히 한국 고전들을 보면 남편이 아내에게 욕하고 학대하며 이런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책들도 많아 사실 고전을 보는데 회의가 들기도 했다. 고전은 오래 전부터 꾸준히 사랑받아온 책들로 시대에 상관없이 인간상을 관통하고 깨달음을 주는 책이기에 읽을 가치가 있는 책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100년가량 된 책들을 고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특히 한국 고전의 경우 보통 1900년대에 지어진 것이 많은데 이런 것들은 고전 이라기 보다 어떤 권위자에 의해 좋은 책으로 평가된 것들이 엮어져 나온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고전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기보다 내가 주체적으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으며 고전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기도 했다. 인형의 집은 이러한 가부장적인 질서를 비판하는 책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조르바는 마음껏 여자를 만나 사랑하고 순간순간 본능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절제된 ‘나’는 조르바를 부러워한다. 이 책의 해석에서는 이성과 지성이 진정으로 당신을 자유롭게 하는가? 이성적이고 지식을 탐구하는 삶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으며 삶의 그림자만 보고 사는 삶이 아닌 삶의 본질을 살고 있는 조르바의 삶의 방식은 어떻겠냐고 제안하는 책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식을 탐구하는 삶은 자유롭지 못한 것일까? 매일 남자를 만나 순간순간 본능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권하고 있다는 것은 이상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그렇게 본능에 충실한 삶이야말로 인간의 자유가 없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짧은 영상을 보고 느낀 것으로 책을 다 읽고 나면 달라질 수도 있다. 한 번 끝까지 책을 읽고 싶어졌다.
10개의 영상을 보고 정말 읽고 싶은 것도 생겼고 그저 그런 것도 있었다. 그래도 앞으로 읽을 고전 선택의 가이드가 되어 주었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고 고전을 읽어보고 싶지만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고 읽기 어렵고 지루할까봐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가이드라인으로 추천해주고 싶다. 책을 받기 위해 시작했는데 책 그 이상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