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심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기회가 되면 심리학 관련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로이트의 이름은 익히 들어봤고 그의 저서인 꿈의 해석과 정신분석학에 대해서도 많이 들어봤습니다. 둘 다 흥미롭게 느껴져서 꿈의 해석을 먼저 읽고 정신분석학도 읽어보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꿈의 해몽을 위해 애쓰고 꿈에 대해 저마다의 해석을 합니다. 또는 꿈을 통해 미래를 알 수 있다고 믿기도 합니다. 사실 이것은 틀린 말이면서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꿈은 미래에 대한 지식이라기보다는 과거에 대한 지식이라고 보는 편이 더 타당합니다. 그 이유는 꿈이 모든 의미에서 과거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떤 소원을 성취된 것으로 표현함으로써 꿈이 우리를 미래로 안내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을 세상에 소개했을 때, 전문가들은 그를 비웃고 괴짜로 여겼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꿈의 해석을 불쾌하고 비과학적인 것으로 취급했습니다. 지금도 그런 인식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정신분석학의 연구 결과에서 프로이트의 이론들이 맞는 것으로 증명되며 그의 이론은 다시금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프로이트가 꿈의 해석에서 얻은 중요한 결론은, 꿈은 그 꿈을 꾼 사람의 낮 동안의 디테일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디테일과 억압된 소원이 꿈 왜곡에 의해 연결되어 엉뚱한 꿈을 꾸게 됩니다. 또, 우리의 꿈은 많은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고, 성욕이 우리의 무의식에서 엄청난 역할을 맡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꿈은 억압된 소원의 위장된 성취라는 것입니다. 고통만을 담고 있는 꿈조차도 해석을 거치면 어떤 소원을 감추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프로이트가 예로 든 한 꿈이 있습니다. 그 꿈에서, 꿈의 주인인 여자는 언니의 둘째 아이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꿈을 꿉니다. 이 꿈이 소원의 성취라면 그녀는 언니의 자식이 죽기를 바라는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꿈은 무의식의 소원을 숨기고 왜곡하여 성취합니다. 이 꿈을 해석해보자면 그녀는 몇 년 전에 죽었던 언니 자식의 장례식에서 멋진 남자를 보았습니다. 만약 언니의 둘째 아이가 죽는다면, 그녀는 둘째 아이의 장례식에서 그 남자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꿈은 그 남자를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 그녀의 소원의 억압된 성취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욕망은 즐거움을 절대 기대할 수 없는 장례식이라는 장면에 숨겨져 있습니다. 이처럼 전혀 소원의 성취와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꿈도 결국은 소원의 성취를 숨겨두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의 꿈은 어른들의 꿈에 비해 비교적 직접적으로, 숨김없이 소원의 성취를 보여줍니다. 먹고 싶던 음식을 먹지 못한 아이는 그날 꿈에서 그 음식을 먹음으로써 편하게 잠들 수 있습니다. 어른들의 꿈은 아이들의 꿈과 달리 소원을 갖가지 방식으로 꽁꽁 숨겨서 표현합니다. 직접적 소원 성취의 꿈은 어른에게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모든 꿈이 소원의 성취를 담고 있다는 것을 완전히 믿기는 어렵지만 이를 통해 꿈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꿈의 해석에서 본 것을 통해 미숙하나마 제가 얼마 전 꾼 꿈을 해석하면서 마치려고 합니다. 꿈에서 저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었고, 복도를 뛰어가며 복도의 모두 닫혀 있는 문에 절망하다가 열린 문 하나를 발견해 그곳 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갔습니다. 문은 여성의 생식기를 의미하고, 계단을 내려가는 행위는 성행위를 의미합니다. 억압된 성욕이 꿈에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또, 1층을 내려가자 매장이 있었는데, 거기서 커다란 구슬 아이스크림 통을 발견했으나 나중에 사야겠다고 생각하며 지나쳤습니다. 마침내 건물 밖으로 빠져나와 친구들과 함께 택시를 불러 집에 갔습니다. 커다란 구슬 아이스크림 통은 얼마 전에 먹었던 구슬 아이스크림 빙수라는 사소한 디테일로서, 제 소원과 연결되어 나타날 꿈의 재료였던 것으로 사료됩니다. 아이스크림을 지나친 것은 요즘 살이 쪄서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소원 그리고 돈이 부족하니 돈을 아껴야겠다는 소원의 성취라고 추측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택시를 탄 것은, 택시비를 나눠 냄으로써 돈을 아껴야겠다는 소원의 성취가 이뤄진 것 같습니다. 꿈의 해석을 읽고 나니 몰랐던 제 무의식이 조금은 보이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