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일주일에 5일 이상은 대체로 꿈을 꾸는 편이고, 하루에 두 종류 이상의 꿈을 꾸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한 심리학에 관심이 많고, ‘인셉션’ 같은 꿈을 다룬 영화나 ‘루시드 드림’ 등의 소재를 다룬 소설을 좋아했다. 이처럼 꿈이나, 수면 전후의 현상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계속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꿈이라는 것 자체가 수면 중에 이뤄진다는 특성 상 너무나도 주관적인 것이고, 보통은 꿈을 꿔도 각성 후 5분 이내로 전체적인 느낌을 기억할 뿐 세부적인 내용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보통이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정립된 저서를 찾으려고 해 본적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성균 고전 100선을 살펴보던 중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라는 책을 알게 되어, e-book으로 대출하여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출판연도가 1900년경이지만, 아직까지도 꿈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분석에 있어서 아직까지도 그 권위를 차지하고 있다. 프로이트는 비엔나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여 그 이후 신경정신 의학을 공부해왔다. 특히 트라우마나 히스테리에 대한 연구를 주로 했던 그는 무의식 그리고 망각된 기억이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 이상으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주요 주장으로 삼는데, 그러한 의견은 ‘꿈의 해석’에서 드러난다.
그가 이런 방면에서 정말 권위가 있다고 느끼게 된 것은 이 책의 목차를 읽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꿈과 각성상태의 관계, 꿈의 소재, 특성과 기능 등의 본질적인 정보를 힐데브란트와 같은 이전 혹은 동 시대의 학자들의 말을 인용하기도 하며 상세하게 기술한다. 이후의 장들에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꿈에 대한 이론- 예컨대 꿈의 자료나 꿈을 꿈으로써 이루어지는 심리적인 작업들-에 대한 의견을 펼친다.
그의 주요 의견을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이미 언급했듯이, 인간의 심리에는 의식적인 것보다 무의식적인 것이 더욱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그가 신경증 관련 연구를 했기 때문에, 그는 아무리 의식적인 부분이 빙산의 일각처럼 작은 부분일 지라도 이 의식과 무의식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 신경증 환자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꿈이라는 현상이 말해주듯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무의식이 꿈에서 각성상태의 보상형태로 혹은 그 연장선상에서 나타난다. 또한 꿈의 재료가 초기억적인 특성-본 적이 있지만 구체적인 정보를 알기는 힘들거나 정말 사소한 혹은 오래된 기억이지만 등장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등을 프로이트는 자신의 환자의 증언이나 연구를 통해 최대한 유물적으로 뒷받침하고자 했다는 것이 그의 이론을 더욱 권위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느꼈다.
두 번째로, 그는 사람들의 성적인 욕구나 본능을 강조하여 이를 리비도(Libido)라고 칭하고,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엘렉트라 콤플렉스 등의 유아기의 성욕발달 단계에서의 남근기를 특히 주장하며 이를 꿈과 연관 짓는다. 당연하게 여자아이들은 아버지에게, 남자아이들은 어머니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고 그러한 심리가 어린 아이들이 가족들이 죽는 꿈을 꾸게 한다는 것이다. 이전에 수강한 심리학 입문에서 어느 정도 배웠던 부분이었지만 조금 더 자세하게 읽어보니 왜 통용되고 있는 이론이지만 어느 정도 초반에 비판을 받았는지 알 것 같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꿈이라는 것의 의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었다. 평소에 다른 사람보다 꿈의 빈도가 많아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단순한 생각보다, 그러한 꿈을 통해 내 무의식이 어떤 것을 말하고자 하는 지 프로이트의 해석 방법을 통해 한 번 더 돌아보고 심리 상태 등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