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12년’은 그 제목이
줄거리이자 주제인 고백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자 작가인 솔로몬 노섭은 1808년 미국에서 자유인 신분으로 태어나 음악가이자 세 아이의 아버지로 평범하게 살았다. 그러나 1841년, 노예
수입이 금지된 이후 두 사람의 꾀임에 속아 워싱턴 D.C로 일을 하러 갔다가 루이지애나 주로 납치당하여
자신의 자유인 신분을 증명 하지도 못한 채 노예 ‘플랫’이라는
이름을 얻고 ‘윌리엄 포드’라는 주인에게 팔려 그 집에서
일과 주인의 사업 운영을 도우며 신뢰를 쌓아간다. 그러나 노예 관리인과 갈등이 생겨 그를 폭행하고, 이후 빚이 생긴 주인이 그들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것을 염려하여 솔로몬을 다시 팔게 된다. 두 번째로 만난 주인은 ‘에드윈 앱스’ 라는 이름을 가진 포드보다 더욱 포악한 사람이다. 그는 하루 수확해야
하는 목화 양에 따라 노예들을 더욱 혹사하기도 하고, 자신의 노리개로 여자 노예를 이용하기도 하는 전형적인
악랄한 노예 농장주의 모습을 보여준다. 노섭은 이러한 12년
동안의 생활에서 여러 번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기도 하고, 겁이 나 그만두기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이후 ‘베스’ 라는
캐나다 목수이자 노예제 폐지론자를 만나게 되어 반신반의로 그에게 친구들에게 자유인 문서를 전달받아줄 것을 부탁한다. 이후 그의 도움을 받은 노섭은 노예 신분에서 탈출하여 이 책을 발표한다. 그는
이 이후 흑인 노예 탈출 운동 등을 돕다가 일생을 마쳤다.
미국사에 대해서
독립 전쟁이나 남북 전쟁과 같은 큰 사건은 알고 있지만, 노예 수입이 금지된 것이나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고,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에 기반한 소설인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솔로몬 노섭이라는 사람이 실제로 12년이라는 기나긴
시간동안 겪은 실제 사건임을 알게 되자 그 충격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던 것 같다. 물론 상황 묘사나
작은 사건들이 사람의 상상으로 지어내기 힘들 정도로 잔인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그런 것을 실제로 겪었을
노섭의 심리를 감히 생각해보기 힘들었다. 특히 이렇게 한 사람의 경험을 기술한 것을 읽어보니 이러한
사건들을 단지 세계사의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하기 보다 그 잔혹성을 한 번 더 느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 읽었던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이나 이 ‘노예 12년’과 같은 책들이
가지는 의의는 읽을수록 크다. 나중에 외교 분야의 일을 하게 될 때,
이러한 세계사적으로 오점이 되는 정책이나 법, 상황을 항상 더욱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을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책을 읽을 때 위안부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생각해 보게 되는데, 이런 외부적인 상황들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겪은 피해에 대해 보상을 확실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 200년이 흐른 지금은 인권을 수호하고자 하는 국제법이나 규약이 많이 체결되고 인식 또한 발전한 상태이지만, 노예 납치가 일어난 이후 100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히틀러의 만행이 일어난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인권 유린에 항상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특히
이번 학기에 직접 겪어본, 아직도 남아있는 크고 작은 인종 차별에 대해 내가 먼저 인식 개선에 대한
노력을 해야겠다는 것을 내 경험과 이 책에 대한 공감을 통해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