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져만가는 오늘날의 현대사회에서는 황금만능주의나 이기주의 , 인간성 상실 등으로 인해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을 일들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화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찔러 죽이거나, 교권이 추락하고, '틀딱충'과 같은 단어들로 노인을 폄하하는 모습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사회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몇몇 사람들은 철학고전과 인문고전을 읽을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아마 그 이유는 철학고전이 우리들이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선조들의 고민의 흔적이며 결과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문고전 하면 필시 손에 꼽히는 책이 바로 이 논어이다. 논어는 공자의 제자들이 공자의 대화를 바탕으로 공자의 사상을 정리해놓은 책으로 공자가 평소 강조했던 인이나 예를 비롯하여 많은 내용들이 담겨 있다. 이미 유명하긴 하지만 필자 역시 인상 깊게 읽었던 구절들을 몇 개 소개하자면 먼저, '기소불욕 물시어인'이 있다. 이는 내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뜻으로 역지사지와 그 의미가 통하는 말이다. 다음으로는 '불환이지부기지오 환부지인야'이다. 이는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이 말은 실제로 논어의 여러 편에 걸쳐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우리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버리고 남을 먼저 이해하는 것을 강조했던 공자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공자는 스스로 마음의 중심을 잡고 적극적으로 남을 위해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충'과 남의 마음을 헤아려서 자신의 행동을 자제하는 '서'를 거듭 강조하였으며 이 둘의 조화를 진정한 배려라고 보았다. 우리가 평소 일상생활에서 종종 실수하는 일로 자신은 배려라고 생각하지만 남에게는 괴로움을 주는 일들이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의 취향은 무시한 채 자신의 취향대로 커피를 타 준다거나, 휠체어에 탄 장애인을 마주쳤을 때 묻지도 않은 채 휠체어를 밀어주고 문을 열어주는 일 등이다. 이는 나의 입장에서는 배려일 수 있으나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한 일로 여겨질 수 있다. 이러한 예시들은 '배려'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는 '문화 지체 현상' 이라는 표현 자체도 진부해질 정도로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오늘날 현대사회는 극도의 문화 지체 현상이라는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현대사회는 아웃소싱과 클라우드 기술의 발달로 인해 기술의 공유와 융합이 활발해지고, 당장 내일의 기술 변화 조차도 예측할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고전 속에 담긴 '인문학적 가치'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언론에서는 연일 머지 않아 인공지능에 대체될 직업 등에 대해 앞다투어 발표하지만 재밌는 것은 그러한 인공지능이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인문학적 가치관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례로 자율주행 자동차를 들 수 있다. 만약 자율주행 자동차로 운행하던 중 급작스럽게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등장한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미 사고를 멈추기엔 너무 늦었고, 방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보행자를 치고 그대로 직진해 운전자를 구하는 것이며 또 한 가지는 핸들을 급격히 틀어 보행자는 구하지만 운전자는 죽게 되는 경우이다. 언뜻 보면 간단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상황을 좀 더 추가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만약 보행자가 운전자 자신의 자녀라면? 이처럼 복잡하고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하는 일들을 전부 데이터화하여 인공지능에게 학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어느정도 인문학적인 학습이 바탕이 될 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로봇에게 윤리를 학습시키는 엔지니어들도 생겨날 것이라고 하니 아직 인간이 설 자리를 완벽히 잃은 것은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