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313589 사회복지학과 이동우
‘지휘를 잘하는 이는 무력을 쓰지 않고, 싸움을 잘하는 이는 성을 내지 않으며, 적을 잘 이기는 이는 맞붙어 싸우지 않고, 남을 잘 부리는 이는 자기 몸을 낮춘다.’
책의 68장에 등장하는 구절이다. 이 구절에는 통치자가 무력으로 백성을 지배하면, 자기의 의지대로 백성을 통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백성들은 행복하지 못하고, 화를 내는 사람은 그의 주장이 아무리 타당하더라도 타인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적과 싸우는 자는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니며, 타인에게 진정어린 지원을 받기 위해선 먼저 자신부터 낮춰야 된다는 의미가 있다.
나는 군 복무 시절 10명에서 13명 정도 되는 분대에서 3개월 간 분대장직을 맡았었다. 나는 간부들에게 분대의 일로 혼나거나, 징계를 받는 것이 싫어서 분대원들이 규칙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엄격하게 관리했다. 분대원들이 규칙을 어기는 일이 있을 때면, 항상 잘못을 따지고, 주의를 주었다. 욕설이나 심한 말을 함으로써, 분대원들의 기를 죽이면서 분대원들에게 규칙을 절대 어기지 못하게 하였다. 내 그런 노력으로 내가 분대장으로 있던 3개월 동안 간부들에게 책잡힐 만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고, 나름 만족스럽게 분대장직을 내려놓았다.
분대장직을 내려놓고 얼마 뒤 전역할 때가 되어 분대원들과 마지막으로 이야기 할 시간을 가졌었는데, 당시 나는 후임들과 이야기하면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분대원들 중 몇 명이 나에게 무서워서 군생활이 힘들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평소에 친하다고 생각했던 후임들에게 그런 말을 들어서 더 충격이 컸었다. 내 딴에는 분대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그랬던 것인데, 분대원들이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함께 있을 때는 같이 웃고 떠들고, 대화도 자주 했기에 문제가 없는 줄로만 알았다. 온전히 내 착각이었다.
나는 선임과 분대장이라는 권위를 무기삼아 심한 말들로 후임들에게 규칙을 강요하면서, 생활관 외부에서 보기에는 문제 안 일으키고, 규칙 잘 따르는 분대처럼 보이게 만들었지만, 우리 분대원들은 항상 나에게 혼나지 않을까를 걱정하고, 내 심한 말들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나는 분대원들을 무력으로 지배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