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가 였다. 소위 말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피상적이며, 일시적이였다. 순간의 만족을 위해 나날이 괴로워하였다. 인정 받지 못하면 나의 존재에 대한 부정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인정이 큰 것은 아니었다. 그저 작은 것들. 커다란 인정을 받기에는 나는 끔찍히도 게으르고 한심한 사람이었다. 착하다라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나의 것을 포기하였고, 이렇게 포기한 것들은 욕심으로 남아 내가 인정받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오히려 내 곁에서 나를 지켜봐주는 고마운 사람들에게 상처로 나타났다. 지지않기 위해 노력 대신 거짓말을 하였으며, 스스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해서 내게 남은 것들은 무엇인가. 결국 하루하루 시간이 흐른 뒤에는 공허함과 나에 대한 혐오로 돌아왔고, 이러한 공허함과 나의 존재를 위해 다시금 다른 사람들의 인정에 목매달았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이란 무엇인가. 그 것은 삶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내 삶의 전부는 아니었다. 나의 삶에 있어 핵심적인 부분은 아니었다. '지휘를 잘하는 이는 무력을 쓰지 않는다.' 나는 지휘를 잘하는 이가 되기보다는 지휘를 잘한다고 일컬어지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가보다. 지휘 그 자체에는 관심도 재능도 없었지만, 그저 다른 사람의 인정, 사회적인 체면, 위신, 명성 등을 위해 무력을 사용했다. 공허한 일이었다. 실제의 나는 지휘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건만, 아니 오히려 부족한 사람이건만, 인정을 위해서 시늉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적지 않은 세월을 그렇게 거짓과 무의미함 속에서 살아온 것이다.
깨닳음은 불현듯 찾아온다. 도덕경의 이러한 구절을 통해 나는 종위 위에 쓰여진 글이 아닌 나의 삶을 읽고 있었다. 막연하게 마음 속에만 가지고 있었던 불안감,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그 불안감이 명확해졌고, 반성하게 되었다. 반성은 마음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어제보다는 더 나에 가까운, 다른 사람의 인정이 아닌 나 스스로의 만족과 당당함을 위한 삶을 위해 조금이나마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