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자, 니체, 메를로 퐁티 철학의 공통점과 내 삶의 변화에 관하여 -
『도덕경』 상편 제 1장에서부터
노자는 이름 가짐에 대한 비판을 시작으로, 책 전반에 걸쳐 명과 욕을 추구하는 삶을 비판하였다. 그는 만물의 근본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생기면서 명과 욕이 사람들의 판단 기준을 만들고 참된 길을 가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또한 노자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이름이 사회 문제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무명무욕’적
삶을 살게 되면 사회의 수많은 갈등이 해소될 것이며, 지도자들 또한 명과 욕을 따르지 않아야 좋은 국가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마음을 몸에
두고 몸을 귀히 여겨야 총애와 모욕도 귀히 여기게 된다고 하였다. 몸을 천하로 여겨야 천하에 몸을 맡기고
천하의 일도 맡을 수 있으니, 지도자는 필히 몸을 중시해야 할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총애와 모욕에 자신의 사사로운 감정을 맡기는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홀대한 사람이자 ‘혼 나간 사람들’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몸이 있기에 우리가 삶아가는 것이고 총애와 모욕 모두 우리의 몸이 누리는 삶의 일부이기에, 몸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만이 총애와 모욕에 얽매인 삶을 살지 않고 지도자로서 천하의 업무를 잘 수행할 것이다.
위와 같은 노자의 사상은 단순히 동양 문화권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그의 철학과 공통점을 지니는 서양 철학자들을 공부해보았는데, 서양 철학 내에서도 이름과 싶음을 버리는 무명무욕의 삶을 강조한 니체와 몸을 귀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하는 메를로
퐁티가 있다. 먼저 니체의 철학에 대해서 알아보면,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이름과
싶음을 버린다면, 유일신도 죽고 도깨비들도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노자가 말한 것과 같이 명과 욕에서 벗어난다면 도깨비는 환상일 뿐이라고 여기고 도깨비가 신통하지도 않고 신통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몸이 커다란 이성이라고 말하면서 몸이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의 몸에 대해 살아있는 생명체들의 놀라운 통합이라고
말했고 몸이 세계와 맺는 관계는 직접적이고 근본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개별 인간이 자신의 몸을 통해
창조성을 지니고 자기 극복이나 자기 창조의 행위를 하면서 예술적 활동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메를로
퐁티의 철학을 살펴보면, 그는 지각의 주체를 몸으로 보면서 몸이 단순한 지각을 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적
물체가 아니라 능동적인 주체로 보았다. 메를로 퐁티는 몸이 활동을 지니고 세계와 끊임없는 상호교류를
한다고 말하면서 몸의 능동적 움직임에 따라 세계에 대한 경험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결국 노자와 마찬가지로
세상에 대해 어떤 것을 안다고 말할 때, 몸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음을 말하고 몸을 귀히 여겨야 경험도
이루어지고 지식에 대한 검증도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위와 같이 서양철학자들과
노자의 사상간의 공통점을 발견하니 몸을 귀히 여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많은 철학자들에게 언급되어 왔음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무명무욕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한 학기 동안 사회과학고전읽기 수업을 듣고 난 후 느낀 점은
앞으로 살아갈 때 무명무욕의 삶을 살고자 한 것이었는데, 이것은 이론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직접 삶에
실천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현재 대학교 3학년인 학생들의 대부분의 고민은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갖게 되며 어떤 일을 하게 될까일 것이다. 이번 한 학기는 나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직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다른 친구들의 대기업 인턴 합격
현황과 비교하며 친구들이 나보다 앞서나가는 것 같아 괜스레 위축되고 나에 대한 의심을 많이 품었다. 이렇게
남과 비교하고 자신을 믿지 못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과해지고 우울증 위험도가 높아져서 상담도 받아보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수업을
통해 접한 『도덕경』에서 노자가
말한 것처럼 명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살아간다면 나의 과한 욕심을 버리게 되고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될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따라서 관세사라는 직업을 갖고자 하는 나의 마음이 나도 모르게 사회적 지위와 이름을 고려하며 타인의 시선을
고려한 것은 아닐지 고민해보았다. 또한 타인들의 인정을 받고 총애를 얻고자 했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는 몸의 소중함을 모른 채 허구적인 것만을 쫓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나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행위를 그만하고 규칙적인 요가를 하면서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게 되었다. 또한 사회의 이름과 지위를
쫓는 나 자신에 대해서 무명무욕을 추구하며 살아가기 위해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본질적인 측면을 바라보고자 했고 일기를 쓰며 내면적인
성찰을 하고자 노력했다. 노자의 『도덕경』은 사회에 나가기 앞서 과한 불안감에 휩싸여 우울해진 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주었고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해주었다. 또한 앞으로 미래에 겪을
인생 고난에 대해서 과한 욕심을 버리고 보다 규칙적인 삶을 통해 몸과 명 중에 무엇이 우선순위인지를 명심하고 살아간다면, 어떤 문제든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