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케팅 분야에 관심이 생겨 관련 도서들을 차근차근 읽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마케팅의 아버지'라는 어마어마한 별명을 가진 미국의 경제학자이다. 그가 쓴 책은 과연 마케팅과 마케팅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시장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을 지 호기심이 생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인 '마켓 3.0'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책의 첫 챕터의 이름은 'Welcome to Market 3.0'이다. 과거 1.0, 2.0 시장을 지나서 3.0시장이 도래했다는 의미이다. 1.0 시장이 제품 중심에서 그쳤고, 2.0 시장은 이보다 더 나아가 감성 마케팅을 통해 이익을 증대하려 했다면, 3.0 시장은 단순히 고객을 현혹시키고 이익을 얻는 것을 넘어서 기업의 미션, 비전, 가치 등을 실현하려는 시장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미션, 비전, 가치는 도대체 무엇일까? 언뜻 보면 너무나도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이 단어들이 어떻게 실현되고 이것이 기업에 어떻게 도움이 된단 말일까?
- 미션은 기업이 만들어진 근원을 의미한다.
- 비전은 기업이 나아가야할 미래, 즉 기업의 나침반을 의미한다.
- 가치는 기업의 제도적인 행동 규범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이 기업, 또는 전문가를 신뢰하지 않고, 오히려 동료 소비자들을 신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업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내용을 듣고 싶지 않아한다. 오히려 나와 같은 '다른 소비자들'과 접촉하기를 원한다. 이 책에서는 꾸준히 오늘날 3.0시장 시대에서는 기업과 소비자간의 상호작용보다,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이 압도적으로 늘어나고 중요해질 것이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보다 더 강력하게 어필해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세 번째 챕터에서는 브랜드 미션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각인시킬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다. 미션이란 기업이 만들어진 근간인 동시에 '이 기업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를 한 문장으로 정의한 것이다. 기업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스토리와 자신들 기업의 특성을 살린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한다. 우리 모두 다 아는 디즈니는 '이상적인 가족'을 형상화 했고, 영국에서 출발한 화장품 기업 '더바디샵'은 꾸준한 사회적 행동을 통해 실제로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모습과 스토리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켰따. 이와 같이 인터넷 등의 발전으로 다대다 대화가 가능한 오늘날, 나날이 강화되는 소비자의 권한으로 보아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이 다가갈 필요가 있다.
이후 챕터들에서는 '기업의 구성원들에게 기업의 가치를 어필해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라', '협력사들과 기업의 가치를 공유해 최고의 효율을 내라', '기업의 주주들에게 단기적 이익이 아닌 지속가능한 기업의 비전을 어필하라' 등의 메세지를 전달해 주었다.
또한 3.0 시대의 변화를 또렷이 보여주는 챕터-'사회문화적 변화의 중심에 서라'-도 있었다. 오늘날 소비자들은 과거와 달리 사회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들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단순히 자선이나 기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참여할 사회적 문제를 정의해 어떤 집단을 도울지 선정하고, 변혁을 위한 해법을 정말로 제공하는 그런 기업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코틀러는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들이 마켓 3.0을 어떻게 선도할 수 있는지 가르친다. 아직 이 책을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한 명의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소비자로써 어떤 기업이 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조금은 예측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나역시 기업에서 나눠주는 홍보물들보다는 실제로 제품을 써 본 사람들의 후기가 더 신빙성 있다고 생각하고,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기업보다는 앞장서서 여러 사회적 비리를 해결해 나가는 기업을 눈여겨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이 시대를 꿰뚫어보는 눈이 조금은 생긴 것 같아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