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이전에 친구로부터 이 책이 소심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였다. 항상 누군가에게 나 자신을 트리플A형이라 소개하고 학창시절 나의 성격란에 ‘소심하다, 내성적이다’를 가장 먼저 쓰던 나로서는 바로 책을 검색해볼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그렇게 접한 「미움 받을 용기」. 제목부터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자 다소 당황스러웠다. 소심한 것과 미움 받을 용기는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나 스스로를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오긴 했지만, 여기서의 용기는 나의 성격과 대비되는 도전적인 일을 향한 용기 같은 것이지 내가 미움 받을 용기가 없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곰곰이 책 표지를 바라보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나 역시 미움 받을 용기가 없었음을. 내가 겪고 있는 스트레스의 큰 부분이 내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리고 남이 좋게 바라보는 사람이 되기 위해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생기고 있었음을, 또 그러한 과정에서 정작 내 자신, 나다움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어떻게 하면 매사에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까, 정말 미움 받을 용기도 통용되는 용기라는 범주에 포함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더 사랑하고 나다워질 수 있을까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이 책에 담겨있기를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아들러. 처음 듣는 심리학자 이름이었다. 아들러의 이론을 보는 시각이 다양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많다. 현재도 프로이트와 아들러를 두고 갑론을박이 많다. 물론 모든 내용을 완벽히 이해한 것 아니지만, 나는 아들러에 한 표를 던지는 바이다. 아들러의 어느 이론이 나를 공감하게 만들었는지 지금부터 이야기해보려 한다.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놀라우면서 수긍이 갔던 내용 중 하나는 내가 변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아들러가 말하는 목적론인데, 정곡을 찔린 기분이었다. 변하는 것이 두려워서, 변하지 않는 것이 더 편하니까 주어진 것(성격)을 탓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이 책이 좋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대개의 자기계발서와 달리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려주기 때문이다. “자네는 ‘자네’인 채로 그저 생활양식을 고르기만 하면 되는 걸세. 지금까지의 인생에 무슨 일이 있었든지 앞으로의 인생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네.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여기’를 사는 자네라네.”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변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지금을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음으로 와 닿아서 내 삶에 꼭 반영시키겠다고 다짐한 부분은 인간관계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하는 방법으로 아들러가 제시한 나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구분하기이다. 내가 내 삶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믿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는 것 그 뿐이다. 그 선택에 타인이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 하는 것은 타인의 과제이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나를 옭아매며 살아오던 나에게 숨통이 트이는 말이었다.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한 순간에 적용하기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전에는 그 누구도 내가 그래도 된다고 조차 말해준 적이 없는 것 같다. 현재 20대 초반인 내가 아들러의 말처럼 10년만 이렇게 살기를 노력한다면 언젠가 나도 진정한 자유를 찾기를 기대해본다. 진정한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
마지막으로 아들러의 이론에서 감명 받은 내용은, ‘지금, 여기’ 이 순간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는 점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지금 현재에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라고 조언한다. 과거와 미래 따위는 보이지 않게.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것 같다. 미래 또한 사람이 사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지나치게 미래에 얽매였다는 것이 깨달은 중요한 사실이다. 나는 항상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미래를 위해서만 살아왔다. 어떻게 하면 미래에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잘 살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인 것 같다. 미래를 위해서만 맹목적으로 달려가는 현재도 내 소중한 삶의 일부이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다. 이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진지하게 대하지 못한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아들러의 말대로 인생은 선이 아니라 점들의 연속이다. 현재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며 진지하게 춤추며 산다면(여기서 춤춘다는 것은 해야 될 것을 내팽겨치고 노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순간을 열정적으로 산다는 의미일 것이다), 미래의 그 순간에도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질 것이라 믿는다. 설령 그 미래가 좋지 않을 지라도, 나는 나의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산 것이고 그것은 헛된 인생은 절대 아닐 것이다.
나중에 이 리뷰가 훗날 내가 길을 잃고 방황하며 스트레스 받고 고민이 많을 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실천에 옮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