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 받을 용기 라는 이 책은 꽤나 오랫동안 국내에서 베스트 셀러에 머물고 있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나는 왜 항상 타인의 인정을 바라고, 항상 작은 일에 분노하고, 쉽게 긴장하는 걸까? 일반적인 상식은 이를 모두 설명해 준다. 인간에게는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고, 부정적인 상황에 자신도 모르게 분노할 수 있으며, 트라우마에 의해 특정 상황을 긴장하고 기피하려는 성향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나의 이 세가지 단점과 그에 대한 ‘변명’을 전면으로 부정한다. 그리고 책의 저자는 모든 인간을 그런 자신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대화체 형식으로,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로 이루어져있다. 그래서 대본을 읽는 느낌으로 전체를 읽어 보면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청년의 입장으로 이야기하는 나와, 철학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나를 모두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형식은 모호할 수도 있는 책의 내용을 부드럽게 풀어냈다. 작가는 아돌프 라는 프로이트, 융에 이은 심리학의 제 3 거장의 이론을 언급하면서, 프로이트 이론과는 다르게 사람의 삶은 트라우마와 같은 과거로 인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인생의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면서, 그곳에서 벗어날 것을 주장한다. 이 두 가지 내용은 모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사실 베스트 셀러는 대개 긍정적인 내용을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내어, 기계적으로 찍어내듯이 쏟아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여기까지의 내용은 이 책도 그런 느낌이었다. 청년은 지나치게 비관적인 느낌이었고, 대화체에 몰입하면 나는 항상 철학자의 입장에서 청년을 반박하고 있었다. 그런데 거의 절반 정도의 내용을 넘어서면 이런 입장은 뒤바뀐다. 삶의 모든 문제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경험적으로 보면 거의 맞는 일이다. 내가 성적에 고민하는 것도 주변의 시선과 취업을 위한 것이고, 취업 나의 자아 실현이기도 하지만 조금 확장에서 생각해보면 장래의 인간관계를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런 것은 대부분 내가 타인의 인정을 바라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철학자는 이런 매듭을 끊고 타인에게 ‘미움 받을 용기’ 를 가지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와 자유를 누리라고 이야기한다. 꽤나 극단적으로 들렸다. 어떻게 보면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인식하지 말라는 흔한 이야기 일 수 있으나, 철학자의 계속되는 주장은 나를 다시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타인에게 미움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것을 극복할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을 ‘타자 공헌’ 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모순적이었다. 타인의 간섭을 극복해서 자신의 삶으로 돌아와 타자 공헌을 목적으로 인생을 살라니, 이런 모순은 책 중에 철학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타자 공헌이란 ‘나’를 버리고 누군가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의 가치를 실감하기 위한 행위이다’ 라고 말이다. 결론적으로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살아오는 삶은 의미가 없고, 내가 내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스스로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공동체에서 타인들에게 공헌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지할 때 확고해진다는 것이다. 머리 속으로 이해는 가지만, 아직 책의 내용을 완전히 동의 할 수는 없다. 물론 디테일 한 내용들, 트라우마가 지배적일 수 없다는 내용 등은 다른 책(회복탄력성)에서 사례까지 언급하면서 인식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책이긴 하지만 다시 읽어보고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내 삶과 연관해서 좀 더 스스로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