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그레고르는 부모님과 여동생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며 돈을 번다. 하루아침에 그레고르는 벌레로 변하게 되는데, 벌레로 변한 자신보다도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드는 그레고르다. 하지만 그의 걱정과는 달리 부모님과 여동생은 하나 둘씩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그레고르의 존재성이 희미해져 간다. 가족들은 그레고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가끔씩 오빠의 방을 청소해주던 여동생 마저도 오빠의 존재를 잊어간다. 가족들과 어떻게든 소통하려고 하는 그레고르는 그런 가족들의 모습에 상처받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자신들의 가족이었던 그레고르가 한순간 벌레로 변하자, 가족이길 거부하며 귀찮은 존재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렀지만 귀찮은 존재가 사라짐에 오히려 개운함을 느끼기도 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서 이 책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레고르가 인간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경제력을 상실하자, 가족들은 벌레로 변한 그를 정말 하나의 벌레로 보게 된다. 필요할땐 그저 감사하는 마음이었다가 불필요한 존재가 되었을때 귀찮은 존재로 보게 되는 인간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책으로 읽었을때와 내가 주인공 가족 혹은 주인공 입장이 되었을때의 감정은 확연히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인간이기에 만약 우리집 가장이 나일때 혹은 다른 누군가일때 느끼는 감정도 하늘과 땅 차이 일 것이다. 그저 처음엔 그레고르가 가족들을 위해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데 한순간에 죽음으로 몰아 넣었는지 연민과 동정과 분노의 감정이었다면, 만약 나였으면 어땠을지 생각해보니 가족들의 입장도 이해되기 시작했다. 반대로 성인이 되며 내 용돈은 내가 벌어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일을 하고 나니 경제적으로의 독립과 내 경제력으로 가장이 되기란 턱 없이 부족함을 느끼며 그레고르의 입장도 단순히 감정이 아닌 이해가 됬다. 이 책은 현실사회에서 약하고 무능한자들이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고되고 힘든지를 알게 해주며 , 자본주의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당연함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을 느꼈다. 또한 이책이 의미하는 것은 ~다. 라고 말하기 보다는 내가 읽고 느낀점 자체가 이 책이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메세지 인 것 같다. 천명의 사람이 한권의 책을 읽었을 때 천권의 책이 생겨난다는 말은 바로 이 책을 두고 생겨난 말 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