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 어렸을 적에 참 많이 봤었던 기억이 나는 애니메이션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 제목을 보고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도 당연하다. 보노보노처럼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책을 읽기 전에 나는 보노보노처럼 산다는 건 아마도 마냥 착하게 살아간다는 정도의 느낌만 가지고 있을 뿐 사실 잘 느낌이 오지 않았다.
책의 내용은 쉬운 듯 하지만 어려운 글들이 많은 것 같다. 읽어보면 엄청나게 당연한 말인 것 같기도 하지만 실제로 이 말을 지키기는 어려운 말도 있고, 쉬운 말로 쓰여 있지만 해석하기 나름의 글도 몇 개 보였다.
책의 구성은 크고 작은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을 조그만 제목을 통해서 작가는 소개를 해주고 있다. 마음에 굉장히 와 닿는 글이 있는가하면 당최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는 말도 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 있다는 것은 아직은 내가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굉장히 공감이 갔었던 글 몇 가지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먼저 가장 많은 공감이 갔었던 위로는 가장 위로가 되는 위로는 내가 받고 싶은 위로라는 제목의 글이다. 사람은 항상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막상 그 사람의 진심어린 위로를 받더라도 기분이 썩 좋지 않을 때도 있다. 아마도 그건 상대방이 나에게 위로라기보다는 충고를 해줄 때 달갑지 않게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지금껏 상대방에게 위로랍시고 무턱대고 내뱉었던 충고와 참견에 대해서 반성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가 상대방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보다 그런 우울한 이야기를 그만 듣고 싶어 빨리 해결책을 제시해서 그런 우울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 그랬던 것은 아닐까하고 꼬집는다. 그렇다. 아마도 나는 상대방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나를 위해서 그런 말을 내뱉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변하지 않는 것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글도 굉장히 내 마음에 깊이 남았다. 우리는 살아가다보면 일상속의 감사함을 많이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언제나 내 옆에 당연하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이다. 그렇지만 내 옆에서 항상 변하지 않는 것은 누군가 내 옆에서 계속 소중한 나의 일상이 변하지 않도록 애써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수많은 대학생들은 페이스북이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매일 개켜놓은 빨래는 힘들고, 매일매일 삼시세끼 제대로 챙겨먹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가 어려운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글을 보고 많은 공감을 했을 것이다. 대학생이 되어 나 홀로 살아가기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내 옆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전부 부모님의 사랑이 있었기에 내 옆에 계속 있을 수 있었다. 이제라도 이런 사소한 내 일상의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살아야겠다.
꿈을 이루지 못한 나를 미워하지마 라는 글도 있었는데, 보노보노에 너부리는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비판한다. 현재의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금껏 꿈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나는 뒷통수를 맞은 것 같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재의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 나도 그리 큰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그만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런 나의 꿈을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지금의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모두가 아등바등 목표를 잡고 살아가느라 지금이 행복하지 않은 현실에 대해서 비판하고자 이런 글을 적은 것 같다. 지금의 현재를 희생하면서 미래의 내 꿈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모두들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고 가끔은 우리가 꿈을 향해 달리는 것도 좋지만 주위의 풍경들을 보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노력…….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글 중에 하나는 이른바 노력충들에게 하는 쓴 소리 같은 글이 하나있어 기억에 남는다. 노력충이란 말은 노력만하면 세상에 안되는 게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세상에는 정말 노력만해서 안 되는 일은 없을까? 아닐 것이다. 각각 개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능력치가 다른데 어떻게 노력만해서 세상 모든 일을 해낼 수가 있을까? 몇몇 사람들은 이루지 못한 꿈을 가진 사람이 노력해도 안 된다는 말을 내뱉을 때 옆에서 너의 노력이 부족해서 그래 이런 말을 아주 쉽게 내뱉고는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노력해도 되지 않는 일들이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이런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노력해도 되지 않는 일에 내 모든 에너지를 쏟는 대신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쏟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없어도 곤란하지 않다면 필요 없는 것.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미니멀 라이프를 해석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하지 않는데 사게되는 것이 참 많다. 그러다보면 나중에 짐을 옮길 때 버리게 되는 물건이 부지기수다. 아마 기숙사를 살거나 자취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학기가 지나가고 물건을 빼게 될 때쯤에 내가 이렇게 많은 것들은 가지고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택배 한 박스로 시작했던 내 생활이 돌아갈 때는 두 박스 세 박스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소유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는데 나는 아직 소유를 통해서 편안함을 느끼나보다. 작가도 이사를 할 때에 애착이 가지만 필요 없는 물건 때문에 곤혹스러웠던 경험을 없어도 곤란하지 않다면 필요 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새로 이사한 집에서는 최대한 들어왔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해야지 다짐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자원봉사의 재발견이라는 글에서 쓰인 말이다. ‘무언가를 하면 반드시 무언가가 벌어진다. 어딜 가든,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반드시 무언가가 벌어지는 것이다. 아 멋진걸.’ 그렇다. 우리는 무엇 가를 매일하게 된다. 매일 공부를 할 수도 있고, 때로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그 무엇 가를 하는 행위를 통해서 우리는 느낀다.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각자 다른 느낌을 얻고, 그로 인해서 깨달음을 얻는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이런 말이 있다. 어떤 경험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어떻게 느끼느냐가 중요하다. 엄청나게 괴로운 경험을 할지라도 나 자신이 그 경험을 통해서 한 단계 성숙해질 계기로 삼는다면 당장은 괴로운 경험일지라도 훗날 돌이켜보면 큰 자산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도 어떤 경험이든 두려워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한 번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 경험이 어떤 경험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가 벌어질 테니까, 아 멋지다.
책의 내용이 매우 다양해서 아마 단 한 개의 내용이라도 마음을 울리는 내용이 있을 것이다. 하나의 마음을 울리는 글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