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다 지나갔나 싶더니, 봄의 자리를 다시 겨울이 꿰찬 것 같다. 꽃샘 추위가 기승이다. 날이 다시 추워져서 그런가? 왠지 설국이라는 이름에 끌려 책을 빌렸다. 일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치고는 굉장히 짧았다. 한 150페이지가 좀 넘는 분량이니깐.
제목 그대로 눈이 많이 내리는 마을인 '유자와' 마을을 배경으로 시마무라와 고마코, 요코라는 세 인물로 이야기를 펼친다. 시마무라는 '나쓰메 소세키' 작품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돈 많고 하는 일 없는 양반이다. (이걸 표현하는 단어가 있었는데 생각이 안남...) 시마무라는 유자와로 와서 게이샤인 고마코와 조용하고 신비로운 매력(?)의 요코를 만난다. 고마코는 적극적이라면 요코는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시마무라의 주의를 끄는 여성이다.
이 소설의 줄거리를 말하라고 하면 딱 이렇다라고 말하기가 곤란해진다. 소설에 딱히 줄거리가 없다. 고마코가 시마무라에게 애정을 보이고, 풍경이 펼쳐지고 가끔 요코가 시선을 끄는 정도? 그런데도 이 책을 읽게 되는 이유는 뭘까? 내 생각에는 문장의 짧은 호흡과 묘사 때문인 것 같다. 초반에 눈 덮힌 고장에 대한 묘사가 멋졌고, 비유법들도 멋있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대화는 간결하다. 긴 문장으로 호흡을 길게 끌고 가지 않는다. 다들 뭔가 사연이 있는 것 같지만, 그 사연을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는다. 그래서 더 상상하게 되고 뒤에 어떤 내용이 나올까 궁금해지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