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서 독후감:
순수 형상학과 현상학적 철학의 이념들
저자; 에드문트 후설/이종훈 옮김
독서자 ;동양철학과 박사과정
권 태명
후설이 살던 시대는 나치 정권이 등장해 철학 뿐아니라 정치 사회 전반에 걸쳐 합리주의에 대한 반발과 과학문명에 대한 회의가 넓고 깊게 퍼져 심각한 위기를 느끼는 시대였다.
1900년 『논리연구』제 1권에서 논리법칙을 경험적 사실에 입각한 심리법칙으로 이해하여 논리학의 근거를 심리학에서 찾는 심리학주의는, 객관적 진리 자체를 주관적 의식 체험으로 해소시키는 회의적 상대주의에 빠질 뿐이라고 비판하고, 학문이론으로서의 순수논리학을 정초하고자 했다. 그 비판의 핵심은 이념적인 것(Ideales)과 실재적인 것(Reales) 그리고 이념적인 것이 실천적 계기로 변형된 규범적인 것(Reales) 그리고 이념저긴 것이 실천적 계기로 변형된 규범적인 것(Normales)의 근본적인 차이를 인식론적으로 혼동한 기초이동(Metabasis)을 지적한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주관적 심리학주의뿐 아니라, 주관에 맹목적인 객관적 논리학주의에 대한 비판을 포함한 것이다.
그의 심리학주의 비판은 심리학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학적 행동주의 심리학이나 객관주의적 형태 심리학의 소박한 자연적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심리학이나 그 밖의 학문을 통해 이성에 관한 참된 학문의 길을 제시하려는 선험적 현상학(선험철학)은 후설사상에서 변함없는 핵심 과제였다.
사태 자체로 되돌아가려는 또는 근원으로 되돌아가 묻는 선험적 동기는 궁극적 자기책임에 근거한 앎과 삶을 엄밀하게 정초하려는 그의 현상학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태도이다.
현상학의 최고의 원리가 ‘원본적으로 부여하는 모든 직관이 인식의 권리원천’이며, 규범은 ‘의식 자체에서 본질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명증성만 요구할 것’이고, 문제영역은 이성(순수의식 또는 선험적 자아)의 본질구조를 지향적으로 분석하는 새로운 인식 비판이라고 제시한다.
난해한 독서를 다 완료하지는 못하였지만, 향후 후설의 독서에서 탐색할 요점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1. 의식의 지향성은 본능적인 것인데, 생리적 욕구가 기저를 이룬다고 볼 때, 의식이 지향하는 바를 이러한 본성과 이에서 비롯하는 심리주의를 다룰 것인가. 아니면 인식되는 외부사물과 주체의 인식구조와 능력의 관계를 다룰 것인가를 주목한다. 전자라면 동양의 심학과 출발과 구조를 같이 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후자의 인식형식에 관한 것이라면 역시 과학주의이며 계산 추리하는 이성을 탐구하는 일이 될 것이고 이것은 과학주의의 오류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2. 심리주의적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성품을 논하는 것이 되며, 동양철학과 호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3. 그렇지 않고, 과학주의 전통을 잇는다면,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물질적 관심을 상속받으며, 물질에 대한 이해로부터 인간의 정신을 이해하려는 실패를 물려받을 것이다. 정신은 물질과 떨어질 수 없는 것임에도, 마음, 즉 심리를 떠나 물질 또는 과학으로 이해하려는 것은 낭패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후설의 엄밀한 학문 이론을 엄밀하게 독서해 나갈 것이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