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연애를 하고 싶다, 하고 싶지 않다 라는 감정을 떠나
누군가가 내 인생의 특별한 존재가 되어 함께 이야기하고 인생을 공유한다는 것이 문득 생소한 일이 되어있었다.
한 때는 세상 걱정을 잊고 알콩달콩 누군가와 둘이라는 것이 당연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 감정 자체가 기억나지 않는 것은 조금 큰 일이라고 느껴졌다.
연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내 마음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런 즈음에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확실히 다른 연애, 결혼 서적과는 다르게
스님이시다보니 마음의 근본 작용을 깨쳐서 풀어 말해주신다.
불교, 법문, 이치라고 하면 이 때까지 해온 방식보다 거창하고 어려울 것 같은데
막상 읽어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세상 이치라
오히려 쉽고 빠르다.
그 중 가장 내 마음에 쿵 하고 다가왔던 것은 아래 두 말씀이다.
'더 이상 방황하지 말고 모든 것이 내 마음에 있는 것을 아는 것이다'
'안 되는게 되는 거다'
나는 이것 저것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시도해보며 살았다.
그러나 25살이 된 지금
아직도 마음에 꼭 맞는 일이 없는 상황에 가슴이 답답했었다.
그러나 지금 아는 것은,
내게 필요한 것은 정말로 내가 전부 다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피해왔을 뿐.
더 이상 찾아헤메지 않아도 된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결보기.
이것이 내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다.
오랜만에 이렇게 리뷰를 쓰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사 놓은 책은 많고
오거서 리뷰를 쓰면 장학금도 준다고 하는데,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책은 사기만 하고 읽지 않았다.
내가 정말 부족한가.
하지만 법륜 스님의 말씀대로
눈을 뜨고 보면
내가 무엇이 부족해서 하지 못한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가지고 있는 것으로만 잘 다듬어도 인생은 볼만할 것 같다.
그리고 또한가지는,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 그 책을 읽고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잘 보고 기록해둬야겠다고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양'을 늘려서 만족감을 늘리려는 내 자신을 반성한 것이 가장 크다.
책을 더 읽어야 돼, 피아노 연습을 더 해야돼, 이런 정보로는 부족해, 우리나라로는 부족해, 외국에 나가야해,
해외여행을 가야해, 등등.
하지만
부족함을 채우는 것보다
가지고 있는 것이 이미 충분함을 알고 그것을 잘 사용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의 삶이라는 것을 느낀다.
오늘 나는 이 집이 있음에 감사하고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읽을 수 있는 책이 이렇게나 많음에 감사하고
연습할 수 있는 피아노가 있고 연습거리가 있음에 감사하고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어서
마실 수 있는 물이 있어서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배울 수 학교가 있어서
언제든지 원하는 책을 무료로 빌려볼 수 있는 도서관이 있어서
감사하다.
부족한 건 주변의 상황이 아니라
부족하다고 여기는 내 마음에 있었다.
가진 것에 집중하고 그것을 잘 사용하기. 잘 닦아 나가기.
그것이 이번년의 내 모습이 된다면 나는 그 어느 해보다도 풍요롭고 안정된 한 해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성실하게 가진 책들을 읽고
또 읽고싶었던 수많은 도서관의 책들을 직접 읽으며
오거서 장학금도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