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책제목에 이끌려 무심코 집어 들었다.
무슨 사연이 있기에 1년 후 죽기로 결심했을까?
스물아홉 생일,
삭막한 집안, 조용한 절망 속에서 아마리는 자신이 모습이 초라하고 형편없게 느껴진다.
뚱뚱하고, 못생기고, 취미도 특기도 없고, 계약직으로 간신히 연명하는 그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랑하던 남자친구마저 떠나가고 우울함에 빠진다.
‘나란 인간, 과연 살 가치가 있는 걸까?’
극단적인 죽음을 선택하려 했으나 그것마저 무서워서 못하는, 그런 용기조차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다른 결단을 내린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서른이 되기 직전, 스물아홉의 마지막 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생각되는 그 멋진 순간을 맛본 뒤에 죽는 거야. 카지노에서 전부를 잃어도 상관없다.
내 인생의 전부를 걸고 승부를 펼쳐 보는 거다. 그리고 땡,
서른이 되는 날 미련 없이 목숨을 끊는다.
‘1년, 내게 주어진 날들은 앞으로 1년이야.’
그날부터 내 인생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단 한 번, 단 하루라도 꿈같은 세상에서 손톱만큼 미련도 남김없이 호화롭게 살아보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은 그녀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계획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상상할 수 없었던 초인적인 힘이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계획, 목표는 그토록 대단한 것이었다.
죽을 용기로 살아보라던 말이 생각난다. 죽을힘으로 한다면 뭔들 성과가 없을까?
목표가 생기면 계획이 만들어지고, 계획을 현실화하려면 전에 없던 용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녀는 목표를 위해 호스피스부터, 누드모델까지 섭렵하면서 그 속에서 친구를 만나고
사람을 만나면서 몸이든 생각이든 변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구구절절 마치 나에게 들려주는 구절들 같았다.
내겐 흔하디흔한 목표조차 없다. 그런 내게 동기부여가 되는 것들도 없었고 그저 그런 하루로 내 삶을 흘려보내고 있다. 나는 아무런 예상 밖의 일이 발생할 이유조차 없는 무미건조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몇 십 년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결딴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언제나 내 생각은 그저 머릿속에서 그치고 말았다.
밖으로 실천되지 못했다. 겁나서, 무서워서,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아서,
하루하루가 용기가 없어서 하지 못하는 일들이 수두룩하다. 나는 무엇 때문에 겁내고 있을까?
이제 깨닫는다. 목표가 없어서, 계획이 없어서
나에게 간절함이 있었다면 쉽게 포기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녀는 지금 어딘가에 살고 있겠지? 그녀는 분명 밑바닥을 겪고, 인생의 끝을 겪고 지금은
하루하루 자신을 위해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무서운 것도, 불가능 한 것도 없는 씩씩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내게 행운의 책이다.
분명 내게도 같은 기적이 일어날 것을 나는 믿는다. 그리고 응원한다.
<밑줄 긋기>
1. 나에게 죄가 있다면 그건 아마 ‘하고 싶은 게 없다’는 죄일 것이다.
2. 세상은 널 돌봐줄 의무가 없다. 그리고 너에겐 어떤 일이든 생길 수 있어
3. ‘살아갈 용기도, 죽을 용기도 없다, 나란 인간……. 끝끝내 이도저도 아니구나.’
4. 만일 내 주변에 어설프게나마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단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아마 그런 결심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철저히 혼자였고, 나의 밑바닥 현실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만큼 주어진 나만의 삶을 충동적으로 살아 버릴 자유도 있었다.
5. 늘 나하고는 아무런 상관없이 저만치 거리를 두고 있던 세상이 어딘가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며 내게 다가오는 느낌이랄까.
7.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 보자.
8. 가진 게 없다고 할 수 있는 것까지 없는 건 아니지.
9. 가족이든 친구든 자기 주변 사람들을 소홀히 여기면 결국 인생이란 게 비극으로 치닫게 돼
10.절박함. 인생의 막판에 이르면 정말 생각지도 못한 힘이 솟는 거구나.
11. 두려움이란 건 어쩌면 투명한 막에 가려진 일상인지도 모른다.
12.모두가 스스로 정해 버린 시한부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들이었다.
13.출세니 성공이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잣대를 갖는 거라고 생각해, 세상은
온통 허울 좋은 포장지로 덮여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기만의 눈과 잣대만
갖고 있다면, 그 사람은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키고 비로소 ‘자기 인생’을 살 수 있다.
14.사람들 속에 파묻혀 있다 보면 오히려 내가 가고 싶어 하는 방향이 뿌옇게 흐려진다.
15.60넘어서 자기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게 뭔지 잘 찾아봐. 그걸 지금부터 슬슬 준비해.
16.닥치는 대로 부딪쳐 봐. 무서워서, 안 해본 일이라서 망설이게 되는 그런 일일수록 내가
찾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17.남이 알고 있는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아니다.
18.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19.time to say goodbye 이제 나는 내가 알던 나로부터 영원히 떠난다.
20.기꺼이 죽겠다는 각오가 없었으면 나는 지난 1년 중 단 하루도 온전히 살아 내지 못했을 것이다.
21.내가 알던 그녀는 어제 죽었다. 이로써 나는 ‘또 다른 오늘’을 얻었고, 인생의 연장전을 이어가게 되었다. 서른 살 첫날, 내가 받은 선물은 ‘생명’이었다.
22. 해보기전에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23.1년 동안 나를 목표 지점까지 갈 수 있게 해준 모든 수단들과 작별한 뒤, 나는 다시 벌거벗은 기분으로 세상 앞에 섰다. 아직은 어떤 길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길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24. 인생에서의 마법은 끝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나는 몸으로 때달았다. 그 사실을 알기 전까지 나는 ‘끝’을 의식하지 못했고 그래서 시간을 헛되이 흘려보내기만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