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의 3대 명강의로 꼽히는 '예술의 말과 생각'을 졸업하기 전에는 꼭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에, 원래 수강생이 200명에 가까웠던 대강의가 소규모 강의로 바뀌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다. 또 운이 좋게도 수업도서를 국고지원을 통해 제공 받을 수 있었다. 책을 받은 날 예습을 할 겸 찬찬히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책에는 우리가 흔히 생각했던 고정관념들을 풍부한 은유와 비유를 통해 하나씩 깨나가는 과정이 담겨있었다. 책을 덮고 난 후에는 어렵게만 생각했던 예술이 사실 우리 삶 어디에나 있었다는 것을, 예술은 삶과 동떨어진 곳에 있지 않다는 걸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은 '세상은 내가 해석한 만큼만 존재한다'는 것이었는데, 그래서인지 책을 읽고 나서는 주변 환경을 좀 더 주의깊게 바라보고, 작은 일에도 호기심을 가지는 등 나도 모르게 내가 변화해가는걸 문득문득 깨닫곤 했다. 물론 여기서 해석한다는 것은 지식을 얻는 과정이 아닌 1차언어 그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것, 대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 저 구절을 다르게 표현한다면 '세상은 내가 느끼는 만큼만 존재한다.'가 아닐까. 실질세계를 살아가면서도 언제나 여분세계에 속해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삶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 예술과의 연결고리를 놓지 않는 주체적인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책은 나에게 작은 깨달음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