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라는 책을 처음에 접했을 때는 막연히 책표지가 너무 예뻐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책을 선택한 이유는 사소했지만 이 책이 나에게 주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이 났던 사람은 우리아빠였다. 어쩌면 대한민국 대부분의 아버지가 이 오베라는 남자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마음속은 따뜻한 남자라는 것을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오베의 흔히 요즘 젊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신조어인 츤데레가 많이 떠오른다. 겉으로는 무심한척 하면서 툭툭 못이기는 척하며 부탁을 들어주는 걸 보면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오베의 모습에 피식 웃기도 하고, 속으로 흐뭇해지면서 마음이 참 많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이 책을 읽은 날씨가 겨울이어서 그런지 마음이 더 훈훈해지는 그런 감정이었다.
그리고 오베의 고집스러울 정도로 정직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우리 아버지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항상 아버지는 손해를 조금 보더라도 정직함을 강조하시곤 하셨다. 술에 취해 집에 돌아오는 날이면 항상 내게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아버지셨다. 그런 아버지는 생활 속에서 정직함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셨고, 이 글의 오베또한 나에게 정직이란 이런 것이다. 이건 고집불통에 제멋대로가 아니라 소신과 신념을 가지고 사는 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오베는 아버지가 죽고 난 이후에 받은 봉급에 대해서 일하지 않은 대가로 받은 봉급에 ㄷ해서 받을 수 없다며 거절을 한다. 그리고는 그 기간만큼 일하고 난 후에 봉급을 받아가라는 공장직원에 말에 기어코 일을 하고나서야 봉급을 받아간다. 오베가 아닌 다른 누군가라면 그렇게 행동했을까? 그는 그의 행동에 대한 신념이 있었기에 그렇게 행동할 수 있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는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맞다고 느꼈고, 단순히 그렇게 행동했을 뿐이었다. 나도 오베처럼 내 행동에 대해서 굳은 신념을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었으면 한다.
오베의 아내에 대한 남다른 사랑은 눈물이 많은 나에겐 눈물이 찔끔찔끔 나게 만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의 내용은 오베의 인생이 흑백이었다면 아내는 오베에게 색깔 같은 존재였다고 서술한 것이 눈에 띄었다. 아내를 만나기 전과 아내가 죽어 헤어진 후의 오베의 삶은 색깔 없는 흑백의 삶에 지나지 않는다는 그 사실이 너무도 슬펐고 오베의 아내를 잃은 상실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아내를 위해서 사회와 투쟁하고 아내를 위해 부엌을 개조하고 아내를 매일이고 2층으로 업고 올라가는 오베의 마음에서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진정한 사랑은 말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행동하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 오베가 죽는 장면에서 마을의 많은 사람들이 오베를 위해 장례식에 모이는 모습이 보인다. 옷에는 시끌벅적하고 부산스런 분위기를 싫어하겠지 라며 옆집부부가 이야기할 때 따뜻해 감동이 밀려왔다.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따스함을 주고 갔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베를 추모하고 기억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아직 꽃샘추위 때문에 추운 날씨다. 가슴 한편에 따뜻한 책 한권 놓는 것을 나는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