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딱히 관심사가 없어서 도서관을 돌아다니다가 그냥 눈에 띄길래 이 책을 빌려 읽었다. 김영하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고 이 사람 책을 한번도 읽어본 적은 없으나 그냥 요즘 뜨는 책이라길래 눈에 띄었다.
이 책은 오직 두사람, 아이를 찾습니다, 인생의 원점, 옥수수와 나, 슈트, 최은지와 박인수, 신의 장난 이렇게 7편으로 구성 되어 있다. 난 한가지 얘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어 가는 걸 좋아하지만, 이런 구성도 읽어보니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얘기가 끝나고 그 단편의 내용을 생각 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점도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단편들 중 가장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이를 찾습니다'라는 단편이다. 보통 우리는 어떤 일에 매달리면 그 후에는 탄탄대로, 혹은 황금빛 미래가 기다릴 거라 상상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윤석도 마찬가지다. 11년전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해 인생의 모든 것을 바치며 살아갔는데, 아이를 찾고나니 천국은 커녕 현실이 더 강하게 자신을 짓누른다. 아이는 자신이 유괴 된지 모르고 11년 동안 납치녀의 손 아래서 자랐고, 그 사람이 자신의 어머니인데, 갑자기 이상한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 어머니라고 하니 적응하지 못한다. 그리고 윤석도 갑자기 커버린 자신의 아이를 감당하지 못한다. 너는 분명 내 아이인데, 왜 나를 아버지라고 인정하지 못하니. 라는 한마디로 윤석의 심리를 잘 표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서로 부담이 되고, 결국 아이는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나가버린다. 여기서 윤석의 반응이 인상적인데, 아이를 다시 찾기는 커녕 오히려 체념, 혹은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이다. 아이를 그렇게나 찾아다니던 모습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아마 아이를 다시 찾아도 현실이 반복되리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인것 같다. 이 단편을 읽는 도중에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암걸릴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윤석부부는 피해자인데, 왜 가해자인 납치녀는 아이에게 동정 받으며, 문제가 해결 된 뒤에는 왜 문제가 있던 때 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인가. 이 얘기와 비슷하다고 느끼는건, 나도 교환학생을 엄청 가고 싶어서 이번에 교환학생이 지원했고, 합격했지만, 교환학생에 가기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만 찾으면 될거라는 생각을 한 윤석처럼 나도 교환학생만 되면 즐거울거라는 상상을 한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찾은 후에 고통받았던 주인공처럼 나도 교환학생이 된 뒤에 교환학생을 지원할때 보다 힘든 내 삶이 있었다. 아마 듣기로는 교환학생 가서 즐거운 경험이 쌓여있다고 하니 교환학생을 간 후에는 재미있을 것 같지만, 그마저도 내 상상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은 좀 남아있다. 윤석도, 나도 분명히 좋을것이라 예상했던 것들이 막상 닥치고 나니 고통스러웠으니까.
나는 독후감에 '아이를 찾습니다'만 적었지만, 다른 단편들도 꽤나 재미있다. 마지막에 있는 신의 장난도 결말이 마음에 안들지만 그 소재 자체는 꽤 흥미롭다. 슈트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옥수수와 나'의 경우는 무슨 얘기인지 잘 모르겠는데, 처음과 마지막에 옥수수 얘기가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 어떻게 해서 옥수수와 얘기가 연결되는지를 이해 못하다 보니 작가의 의도도 이해 못하는 것 같다. 이 부분은 내가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안나오는 부분이라 아마 인터넷을 뒤져봐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