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원을 거닐다.
2014314842
경영학과 윤창배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 유럽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사실 한국에도 정원이 있긴 하지만, 보통 규모가 작거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대부분이며, 사람들에게도
정원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보통 단독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가꾸는 텃밭정도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처음에 생각할때는 유럽정원도 우리나라의 정원과 비슷할거라 생각했지만, 처음 이탈리아의 정원들을 보고선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이탈리아는 르네상스의
나라로써 예술로써는 굉장히 높은 나라로 알고있었다. 실제로도 이탈리아의 고대건축물들과 여러 자연을 가꾼
풍경들을 보면 굉장히 가고싶어 지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하지만 이렇게 정원까지 아름다울줄은 몰랐다. 이탈리아 정원은 도시 외곽의 별장에 짓는 정원이 발달했으며 이를 `빌라`정원이라 하며, 물을 이용한 인공물과 노단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상상만 해도 아름다웠는데 실제로 사진들을 보니 너무 아름다웠다.
모든 이탈리아 정원이 아름다웠지만 ,그 중 몇 개를 뽑자면 일단 빌라 데스테 정원과 빌라 란테 정원이 생각이 난다. 빌라 데스테의 웅장한 아레투사 분수가 멋있었다. 규모만 큰 줄 알았는데
그 속에 담겨진 섬세한 남자 조각상도 멋있었다. 그리고 빌라 란테 정원역시 감명을 받았다. 빌라 란테 정원은 특히나 자수 화단으로 이루어진 미로가 재밌었고, 자연과는
살짝 괴리가 있게 지은 다른 이탈리아 정원과 달리 울창한 숲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더 감명을 주었다.
이탈리아 정원은 르네상스 시대에 많던 뛰어나던
예술가들이 총출동하여 만들어진 탓인지, 다른 나라 정원에 비하여 기하학적인 요소나 조형물들이 많다. 그리고 조형물 자체도 굉장히 아름답지만, 정원 자체의 설계도 감탄을
자아낸다. 이탈리아는 지형상 구릉지나 산지가 많은데, 그
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단식 구조와 원근법 대칭등을 많이 이용하여 단점을 없애고 심지어 그 낙차를 이용한 인공폭포등도 만들어 오히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보면, 역시 다른 나라 정원과 비교해서 정원 자체로는 학점으로 따지면 A+을 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원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접근성이다. 유명한 정원들 조차도 대부분 대중교통으로
갈 수 없으며, 차를 빌려서 가야되는데 그 조차도 몇시간씩 가야 한다.
그리고 유명한 정원들중에 개인 사유지에 있어 맘대로 구경할 수 없는 곳도 종종 있다. 또한
근처에 도착한다 하더라도 많은 언덕이나 계단을 걸어올라 가야한다. 이 것은 아마 방금 말했듯이 이탈리아가
대부분 산지와 구릉지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절정의 아름다움을 가졌지만 접근성이 떨어지고
구경이 힘든 단점이 있다.
그래서 나는 단순히
사진으로만 보는 것은 이탈리아 정원을 더 선호하겠지만, 내가 직접 관광을 간다거나, 아니면 우리나라에 있었으면 하는 정원은 프랑스식 정원이다.
일단 프랑스는
평지가 많다. 프랑스는 국토의 2/3가 평지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인지 프랑스 정원은 이탈리아 정원처럼 노단식이나 계단식 보다는 평면식 정원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하학적인 요소는 가지고 있다. 또한 공화정이 일찍이부터
시작됐던 이탈리아와 달리 왕권강화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절대왕권의 상징인 대규모 정원이 많으며, 이탈리아 정원보다 수목이 더 많이 어우러져 자연과 더 잘 조화되어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프랑스 정원의 특징 때문에 프랑스
정원중에는 도심속에 있는 경우도 많고, 대부분이 평지로 되어있어 접근성이 좋은편이다. 그래서 관광객뿐만 아니라 출퇴근 하는 도중에 그리고 잠깐의 휴식시간에 정원에서 쉴 수 있을 정도로 정원이 생활속에
녹아들어가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들을 잘 나타내주는 정원들이 몇군데 있다.
일단 튈르리 정원이다. 위치도 루브르 박물관과 콩코드 광장 사이에 있으며, 이 정원부지
안에 여러 개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다. 이 대부분이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여서 관광하다 중간중간에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어있다. 화려한 시설물이나 자수화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생활 속에 녹아들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파리 북쪽 외곽에 튈르리 정원이 있었다면, 이와 비슷하게 파리 남쪽에는 뤽상부르 정원이 있다. 뤽상부르는 수도원에
속해 있는 정원이다.규모가 크고 중간에 호수가 있다. 그리고
정원 곳곳에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는 의자들이 있어 어디서든 편하게 쉬면서 애기할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주변에 약 4개의 대학이 있어 만남의 광장으로도 쓰인다. 보통
한국을 보면, 보통 만남 장소를 카페로 많이 하는데, 우리도
저렇게 정원이 있어서 정원에서 만나자!라고 말 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베르사유
궁 옆에 있는 프랑스 조경학교에서 운영하는 베르사유 국왕채소원이 있다. 이는 프랑스 조경학교의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채소를 재배하며 정원으로 이용하고 있는 곳인데, 그 와중에도 바로크 양식이 맞춰져 좌우대칭과
평면기하학적인 요소가 들어가있다. 채소재배하는 밭은 정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발상이 멋있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역시 프랑스정원하면
베르사유 정원을 빼놓을 수 없다. 베르사유 정원은 루이 14세의
지휘 아래 지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프랑스정원중에서 가장 높은 예술성과 웅장함을 자랑한다. 먼저 정원을 들어가기전에 거대한 대운하가 있어 궁전의 규모를 더 크게 보이게끔 한다. 또한 입구쪽에 있는 대화단과 감귤원은 보기에 굉장히 규칙성있게 배열되어있어 웅장함속에서 정형함을 찾을 수 있게끔
한다. 그리고 더 들어가서 궁전앞에 있는 아폴론 분수는 분수 자체도 아름답지만, 그 가운데 말을 이끄는 아폴론의 조형물이 있는데 굉장히 섬세히 잘 만들어져 마치 금ㅂ아이라도 튀어나올 거 같은
모습이다. 기하학적인 자수화단이 놓여진 평지의 정원, 드넓은
대운하, 전제왕권에 의하여 지어진정원등 프랑스정원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정원이 바로 베르사유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유럽을 대표하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정원을 살펴 보았다.
사실 영구정원도 있지만, 결국엔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원과 다른느낌을 받지 못했다. 풍경식 정원은 조금 달랐지만 감명깊게 다가오지 않았다.
비록 정원에 서열을 매길 수 없지만, 나는 굳이 정하자면
이탈리아 정원보다는 프랑스정원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물론 확실히 예술성이 높은 것은 이탈리아 정원
같다. 사진으로만 보더라도 정원 내에 조형물이라던가, 분수대라던가, 자수화단들이 이탈리아 정원이 더 디테일하게 잘 꾸며져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접근성이 떨어지고, 너무 극한의 예술성만 추구해 그냥
박물관을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예술성도 적당히 갖추고, 접근성도 좋고, 무엇보다 생활속에 녹아있고 마음을 편하게 힐링할
수 있게 구성된 프랑스 정원이 더 좋다. 우리나라도 프랑스 식으로 정원이 구성되면 좋겠지만, 아마 작은 땅덩어리와, 높은 산지와 구릉지 비율로 만일 정원이 활성화
된다 하더라도 이탈리아 식으로 많이 만들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