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원을 거닐다 - 2016312440 박서영
‘유럽, 정원을 거닐다.’에선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독일의 정원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유럽의 정원에 대해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나는 사진을 많이 보기 위해 다양한 사진 자료를 참고하며 읽었다.
이탈리아의 정원은 역사적인 장소와 함께 있는 것이 많다고 한다. 수많은 신전들, 그리스로마신화 속 영웅 조각상들과 함께 정원을 즐길 수 있어 이탈리아의 느낌을 물씬 느끼면서도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탈리아 정원 중엔 빌라데스테가 가장 가보고 싶다. 빌라 데스테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노단식 정원으로 내가 발표를 맡아 조사한 정원이기도 한데, 직접 가서 오르간 분수의 소리도 들어보고 싶고, 그리스로마 신화 조각상들과 함께 조성된 티볼리 분수, 넵튠 분수 등을 직접 보고 싶다.
프랑스의 정원은 정제미를 기초로 기하학적 미를 추구하였다. 대표적으로 베르사유 궁전은 루이 14세가 절대왕정 시대에 통치력을 과시하기 위해 조성한 것인데, 기하학적 형식의 완벽함과 대칭적인 미, 균형감 등이 마치 자연이 인간의 통제 아래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화려하고 웅장한 정원 속에 권위감과 딱딱함이 공존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모네정원은 수수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모네정원의 사진을 추가적으로 더 찾아보았는데, 풀잎이 가득하고 자연과 어우러진 정원의 모습이 마치 요정이 사는 곳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베르사유 궁전과 모네정원은 근처에 있다고 하니 여행을 간다면 상반된 두 곳의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 같다.
영국 정원의 모습은 의회정치 개념을 바탕으로 기존 인위적이고 정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게 된다. 정원은 자연을 닮아야 한다는 주장들을 바탕으로 나무, 꽃과 함께 작물도 재배하였으며 자연을 닮은 풍경 양식을 추구하였다. 영국의 스투어 헤드 정원은 정말 그림처럼, 풍경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능선부터 다리, 호수 등이 서로 자연스레 어우러져 조성되어 있다.
독일의 정원은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며 정원의 역사가 길지 않은 편인데, 헤렌하우젠 정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독일 최초의 바로크 정원으로 프랑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정치적인 힘이 모이지 않아 크게 발전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조성된 이 정원은 프랑스 바로크 정원처럼 균형감과 기하학적 미를 갖추었다. 베르사유 궁전처럼 대칭성을 살려 길을 냈고, 가운데에 분수가 있고, 자수화단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원을 이해한다는 것은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기에 사람에 대한 생각이나 중요한 가치에 대한 이해가 뒤따라야 한다.’는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난 정원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저 정원 사진을 보고 “예쁘다!”라고 놀라고 감탄하는 것에서 그쳤었다. 그 안에 시대의 흐름과 역사, 삶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정원을 좀 더 넓게 볼 수 있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 비슷비슷하게만 보였던 정원들이 사실 나라별로, 시대별로 각기 다른 형태의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으며, 우리가 보고 지나친 화단들, 나무들, 분수들 등이 세밀한 설계와 구성을 바탕으로 우리의 감상을 돕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흥미로웠다.
처음 내가 막연히 떠올린 정원의 이미지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화려하고 웅장하게 펼쳐진 정원 곳곳에 아름다운 분수가 있고 그곳을 귀족이나 왕족이 산책하는 모습이었다. 프랑스 바로크 양식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유럽 각국의 정원들을 살펴보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처럼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왕족이나 귀족이 걸어 다닐 것 같은 느낌의 정원뿐만 아니라, 모네 정원처럼 아늑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는 매력적인 정원들이 있다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