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율법》과 여성 인권
오늘날 극단적인 테러를 일으키는 과격한 이슬람파 IS, 혹은 열악한 여성인권인식으로 여전히 명예살인이나 여성 할례를 자행하는 이슬람은 세계적으로 반감을 일으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과격하고 부분에 불과한 무슬림만큼이나 극단적인 주장 역시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혀를 차며 이런 뉴스를 보는 우리들은 이슬람 율법을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어봤거나, 그들의 사상적 흐름에 대해 공부해본 적이 있는가? 작가는 책머리에서 무슬림조차도 이슬람 율법을 잘 몰라 잘못된 법을 적용하거나 폭력과 테러를 행사하고 있으며, 이슬람에 대한 실제적인 삶을 보여주고자 하였다고 밝혔다. 이 책은 ‘알고’ 비판하기 위해 읽게 된 책이다.
배워서 눈을 뜨는.
흥미로운 것은 교육 환경이 열악한 시골이거나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일수록, 아내에 대한 남편의 폭력에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부부 둘 다 학력이 낮을수록 남편이 부인에게 손찌검을 할 수 있다고 대답한 비율이 높았다고 한다. 이 조사에 의하면 이슬람 문화권에서 일어나는 ‘명예살인’이나 ‘가정폭력’의 원인에는 이슬람이라는 사상 자체 보다는 열악한 환경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성 인권에 있어서 열악하고 불평등한 현재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은 일본의 사례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 개방적인 성문화에 비해 젠더 감수성은 발달하지 않아 문제 인식 자체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그래서 성 평등 측면에서 상당히 열악한 환경이다. 일본의 경우 뛰어난 경제 수준이나 문화 수준과는 다르게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미투 운동에 대해서는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가부장적인 문화와 2차 가해를 꼽았다.1) 아사히 신문의 설문조사 결과 일본의 미투 운동에 대해 “공감”(75%)하거나 “공감하는 편”(13.9%)이라고 답했으나, “일본 사회는 이러한 피해 사실에 대해 밝히기 좋은 사회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부정적으로 답한 비율이 90%를 넘었다.2)
고이지 않고 흐르는 물처럼.
흔히 우리나라의 가부장적인 분위기는 그 뿌리가 유교사상에서 왔다고들 한다. 여필종부(女必從夫)라고 하여 남편이 말하면 아내는 따라야 한다든지, 시집간 딸은 친정 사람이 아니라 남이나 마찬가지라는 출가외인(出嫁外人)이라든지 오늘날에는 비판을 받을 요소들이 분명 있기는 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러한 유교 사상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이 해석하는 바람 역시 불고 있다. 이를테면 오륜의 하나인 부부유별(夫婦有別)의 경우 남편과 아내 사이의 지켜야 할 인륜의 구별을 의미하는데, 아내와 남편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가 서로의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며 화합을 이루어야 한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의 사상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경향과 추세에 맞춰서 더 나은 가치를 제시할 수 있도록 고쳐나가는 것이다. 사상이란 기본적으로 그래야 할 것이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세계적인 여성 권리 신장 움직임을 받아들여 여성에게 운전을 허용했다고 한다.3) 이에 더하여 여성의 공연장과 경기장 입장도 고려하는 중이며, 나아가 국내외를 여행할 때도 남성 보호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남성 보호자 제도의 변화도 기대되고 있다.4) 느리지만 확실하게, 세계는 변하고 있다.
1) “일본에서 ‘미투 운동’이 확산하지 못하는 이유”, <한겨레>, 2018.03.21.,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837026.html
2) “「#MeToo」 どう考える?”, <朝日新聞>, http://www.asahi.com/opinion/forum/062/
3) “자유를 향한 질주…사우디아라비아 여성운전자 허용”, <MBC News>, 2018.06.25,
http://imnews.imbc.com/replay/2018/nwdesk/article/4666637_22663.html
4) “사우디, 여성 운전 사상 첫 허용…"다음은 남성보호자 폐지"(종합)”, <연합뉴스>, 2018.09.27.,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9/27/0200000000AKR201709270396510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