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성에 관하여’라는 책의 제목을 처음에 접했을 당시에는 이 책이 심리학과 관련된 책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책을 집어 들었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고 나니 책 내용은 내가 처음에 가졌던 생각과는 다른 내용의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책의 내용의 리처드 도킨스가 저술한 이기적 유전자와 매우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은 너무나도 유명한 책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책을 접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 책을 읽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이 책과 비교를 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기적 유전자를 읽은 당시에 너무나도 나이였고, 책의 내용이 당시에 어렵게 느껴져 많은 내용이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생명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유전자에 달렸다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생명체들, 그 중에서도 인간의 행동은 문화나 환경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DNA, 즉 유전자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책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 중에 하나는 근친상간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책에서 근친상관 배척문화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 흔히 말하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접근 방식으로 내용을 서술하고 있었다. 내용은 인간의 문화 중에 근친상간을 배척하는 문화가 발달해왔는데 이것이 왜 발달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내용이 있었다. 저자는 근친상간을 배척하는 문화가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 아닌가 하는 설명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근친상간을 통해서 태어나게 된 2세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결함을 가지게 태어나는 경우가 매우 많았고, 실제로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서 그렇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한다. 이러한 유전적인 요인 때문에 인간 스스로 근친상간을 배척하는 성향이 생기게 되었고, 이러한 성향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근친상간 배척문화라는 것을 만들어 냄으로써 근친상간을 배척하는 것을 합리화 시킨 것이 아닐까 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점을 미루어볼때 인간의 문화가 단순히 환경이나 기후의 영향뿐만 아니라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책의 앞부분에 저자가 설명하고자하는 학문의 이름을 동물사회학, 사회 생물학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를 한다. 이 학문의 이름에는 융합이라는 말을 내포하고 있는데 사회학이라는 학문과 동물과 관련된 생물학이 별개의 학문이 아니라 서로 연관이 되어 있어 하나의 새로운 학문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저자는 책의 앞에서 설명한다.
이 책이 1978년에 지어진 책이라고 하기에 굉장히 놀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요즘 현대에 이르러서야 두 가지 다른 학문들 사이의 융합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자는 향후 30년 뒤의 트렌드를 예측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서로 다른 학문 간의 도움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책의 내용이 상당히 어려워 이해하기 힘들지만 융합학문과 생물학과 사회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볼만한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여러가지 현상에 대해서 문화적인 측면이 아닌 유전자의 측면에서 상황을 해석해주고 있어 그 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부분의 영역을 확장해주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왜 우리가 공격성을 가지게 되었는지, 왜 이타주의가 발달하게 되었는지 등등 나의 호기심을 충분히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재밌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