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돼지와 고양이를 좋아한다오. 개는 우리를 우러러보지만, 돼지는 동등하게 취급하고 고양이는 오히려 얕잡아보기 때문이오.' 이 구절은 이 책의 전체를 의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저자는 인간의 나약함과 이기심, 허술한 논리력에 집중하여 동물의 권리까지 글을 풀어나간다. 책은 나의 연약한 생각의 깊이로는 도저히 생각해낼 수 없는 다양한 예시와 탄탄한 논리관계로 읽는 내내 소름이 끼치게 하였다.
책을 읽기 전에 동물실험에 관한 수업을 들으면서, 인간이 동물보다 우위에 실재하는 것처럼 동물을 취급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인간은 자신의 기호에 알맞게 동물을 살해하고, 그것을 먹거나 실험에 이용한다. 소와 돼지, 닭과 양 등은 인간이 선호하는 '식품' 중 하나로 여겨지기 때문에 인간이 이용하기 위해 기르지만 운이 좋게도 인간의 기호 스펙트럼에 포함되지 못하는 동물들은 자유롭게 살아갈 기회를 얻는다. 이러게 애매모호한 , 마땅한 기준없이 인간의 기호가 기준이 되어 동물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고 그것을 이용해도 되는지, 항상 의문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인간의 한 종족으로서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동물에게 권리가 있는지, 동물을 인간과 동등하게 취급하여도 좋은지 등의 질문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따라서 이 책을 선택했고, 어느정도 해답을 얻었다.
인간과 동물의 지위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인간들은 인간이 신을 닮았기 때문에 동물보다 우월한 지위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동일한 원리를 부여했을 때, 모순되는 사례는 셀 수 없이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우리는 쌍둥이 형제 중 형이 부모를 더 닮았다고 하여 그 쌍둥이 형에게 더 우월한 지위를 부여하여 동생을 죽이거나 마음대로 다룰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 혹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자신과 닮은 아이를 편애한다고 했을 때, 우리는 그 상황을 자연스럽게 부당한 상황이라고 느낄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있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보다 더 우월한 지위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동물에게 이성이 필요한 성질이나 능력인지 먼저 판단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필요하지도 않은 성질을 가지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을 부족한 상황이라고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벌에게는 날아다니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비행능력은 꿀을 섭식하고 꽃가루를 옮겨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비행능력이 필수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인간은 두 발로 걸어다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꿀을 빨아먹으려 이곳저곳 날아다니지 않아도 되고 꽃가루를 옮겨야할 자연의 섭리도 부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누구도 인간이 비행능력이 없다고 하여 그 사람을 부족하다거나 하등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동물에게 이성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성질이나 능력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동물에게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없다고 하여 동물의 지위가 인간의 지위보다 하등의 것이라고 여기면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때, 도덕, 이성, 언어 등 모든 능력을 상실한 사람과 동물의 차이점에 대해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모든 능력을 상실한 뇌사자와 동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오히려 생존능력, 사고능력 등을 보유한 동물의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만약에 동물이 인간보다 낮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면 뇌사자의 지위는 어떻게 책정해야 하는 것일까?이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질문을 끊임없이 되뇌이며 깊은 생각에 잠길 때가 많았다.
"내가 그동안 이곳에 있으며 깨달은 사실 하나를 가르쳐주지. 너희 종족을 어떻게 분류할까 생각하다 깨달았는데, 너희는 포유류가 아니었어. 지구상의 모든 포유류는 본능적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데 너희 인간들은 안 그래. 한 곳에 머물며 모든 자연 자원을 소모할 때까지 번식하고 또 번식하지. 그러고는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너희의 유일한 생존방식이야. 이 지구에는 너희의 방식을 따르는 유기체가 또 하나 있어. 그게 뭔지 아나? 바이러스야. 인간이란 존재는 질병이자 지구의 암이지. 너희는 역병이고 우리는 치료제야." 이 구절은 인간 모두가 깊이있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어쩌다가 지구의 암이라는 평가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우리는 철저하게 반성해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