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 선물로 학교 선배가 나에게 선물해준 책이다. 나에게 책을 건네며 “이 책에는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 담겨있어. 잘 생각해봐. 이게 내가 널 위해 준비한 생일 선물이야.”라고 말했다. 책을 지금 다 읽은 지금, 물론 언니의 말이 맞았다.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을까?" 중대한 질문을 내게 던져준 소중한 책이며, 지금 나의 인생 책이다.
"모모"는 14살 소년이다. 본명은 모하메드이지만 사람들이 모모라고 부른다. ‘자기 앞의 생’에는 모모 이외에도 모모를 세 살 때 부터 맡아서 키워주는 전직 창녀, 그리고 현재 창녀들의 아이들을 맡아 키워주고 있는 로자 아줌마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이야기를 이끈다. 그 외에도 나중에는 치매가 걸렸지만 모모에게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알려주었고 빅토르 위고의 책을 끼고 다니는 하밀 할아버지, 전직 권투 챔피언이며 현재 몸을 팔며 살아가는 여장 남자 롤라 아줌마, 로자 아줌마를 진찰해 주는 카츠 선생님, 모모에게 시간을 되돌리는 법을 알려주고 로자 아줌마가 죽고 나서 그를 거둬준 나딘 아줌마, 그 외에도 모모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도 같이 등장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로자 아줌마가 7층의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힘들어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너무 늙었고 결국은 간과 관절 등등 몸의 모든 기관이 문제를 일으키고 치매로 죽는다. 모모는 자신의 삶의 동반자인 아주머니를 떠나보내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려고 하는 노력을 보이며 이야기는 끝난다. 모모는 지금까지 자신을 키워준 인생의 동반자 로자 아줌마가 자신의 곁을 떠날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 하밀 할아버지는 모모에게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수 없다.”라는 말을 듣고 자신은 로자 아줌마를 사랑하고 그녀를 보내주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이 사실 10살이 아닌 14살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모모는 어른스럽게 행동한다. 그에게는 홀로 남은 죽어가는 로자 아줌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른 스럽다는 것은 무엇일까?' 챙겨야 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상처에도 덤덤해 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어른스럽다는 것일까. 모모는 생의 이중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모모는 자신이 사랑하는 로자 아줌마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것도 “생(生)”이며, 불쌍한 로자 아줌마를 외롭고 고통스럽게 죽어가도록 만든 것도 그녀의 “생(生)”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모모는 그렇게 로자 아줌마를 떠나 보내는 큰 상처를 숨기는 방법에 대해 배운다. 바로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에 남은 생에서도 '생'이 선물로 남겨준 남겨진 사람들과 대상들에 대한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에게 커다란 상처를 숨겨낼 수 있는 힘이였다.
모모가 보여주는 태도에 대해서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아무리 14살 이여도, 어른스러워도, 모모는 아직 어린 아이이다. 그는 로자 아줌마를 보내주는 과정에서 어린아이처럼 시간을 돌리려고 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가서 엉엉 울거나 그녀가 떠난다는 것을 부정하기 위해 그녀를 위해 도둑질을 망설이지 않고 그녀가 죽어 싸늘한 주검이 되었을 때도 화장을 더욱더 진하게 덧칠하며 그녀를 계속 자신의 곁에 지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에서는 자신이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우산 아르튀르를 사랑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상실의 상처를 극복하려고 한다. 어린나이에 마음 아픈 일들을 겪었고, 그 일을 극복하려는 모모의 노력은 어른스러운 그의 행동에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어린아이로써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사람으로서 읽는 내내 마음을 절절하게 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사회의 약자들인 매춘부, 이주 노동자, 고아, 유대인, 아랍인, 범죄자들인 만큼 그들의 삶에 대해서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모모는 자신의 나이도, 생일도, 엄마도, 국적도 잘 모른다. 그는 그가 유대인인지, 아랍인인지, 프랑스인인지 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또한, 그의 주위에는 매춘부, 이주 노동자, 고아, 유대인, 아랍인, 범죄자들이 함께 살아간다. 그들은 그 나라, 프랑스에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이다. ‘자기 앞의 생’에서는 이런 인물들을 조명하고 그들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평소에 우리가 가졌던 사회적 소수자, 약자들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그들의 삶을 가까이서 엿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책을 읽고 난 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보호받지 못한 채 우리가 외면하는 그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그들을 단순히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고 그들의 입장에서 직접 서봐야 하며, 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맞춤형으로 도와주어야겠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