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은 유일한 분단국가로 북한과 현재 휴전상태에 놓여있다. 1945년 광복이후 한국 전쟁을 비롯한 북한과의 직접적인 대치상황, 남북한의 대립관계의 형성,분단상황을 정치적으로 악용했던 국가권력과 미소간 냉전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인한 현재의 남북분단의 공고화 상황은, 우리사회를 지배하는 중요한 변수로써 많은 부정적 영향을 끼쳐왔다.이 책은 한국전쟁이 한국에서 어떤 담론으로서 이용되었는지를 비판하며 그 동안 접했던 주된 담론이 아닌 새로운 사회과학적 시각을 제시하였고 이 점이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사실 그 전까지 나에게 '6.25전쟁'은 많은 사상자를 낸 참혹한 전쟁으로서만 인식되었다. 즉 다시는 일어나면 안될 전쟁이지만, 나와는 관련 없는 일로서 여겨졌다. 하지만 전쟁은 단순히 전쟁으로서 끝나지 않고 다양한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지형을 만들어내며, 우리나라는 특히 미국과 소련사이의 냉전이 전쟁 자체와 한국 정치사의 시작에 있어서 중대한 영향을 끼쳤던 만큼, 책을 통해 가려진 사실을 찾아보고 알게 되어 매우 유익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이 책에서 제시된 내용과 더불어 내가 생각한 '남북 분단'이라는 상황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국가적으로·정치적으로 끼쳤던(혹은 끼치고 있는)부정적 영향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째는,북한과의 대립관계를 도구로 삼아 내부의 부패, 혼란을 잠식시키고 모면해 온 국가권력과 미디어가 있다. 이와 관련한 과거의 사례로는 한국전쟁 기간동안에 이루어진 제 1차 헌법 개정이 있다. 당시 간접선거였기때문에국회에서의재선이 불확실했던 이승만은 북한과의 전쟁이라는 상황을 이용하여 (외부의 적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변화라는 내부의 혼란을 피하고자 하는 대중의 심리를 이용하여)대통령 직선제의 내용을 담은 헌법 개정을 실현시켰고 그 결과 재선이라는 개인적 이익을 쟁취하였다.이렇듯 신중하게 진행 되어야 할 헌법 개정은 이승만으로 인해 그 가치가 가벼워져, 결과적으로 박정희의 유신헌법까지 연결되는 결과를 낳았다. 또 최근의 사례를 들자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세월호 사건,메르스의 초기 대응 실패 그리고 총리 후보로 지명했던 인물들의 부정부패 논란과 같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떨어트릴 만한 행보를 보여왔고 그 결과 대통령 지지율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30%대까지 하락했다.하지만 북한의 지뢰도발이후 남한의 대북확성기,남북 고위급 회담과 같은 맞대응을 통해 지지율을 50%대까지 상승시켰다. 물론 최근의 사례에서 정부가 북한에 대한 대응을 단순히 내부의 혼란을 잠식시키기 위해서만 행동한 것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상황은 북한과의 대립상황이 아직까지도 정치적으로 도구로서 이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는,북한의 영향력 그 자체이다.현재는 IT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매체가 발달하여 정보의 접근성이 용이하며,전쟁이 당장 일어나는 일촉즉발의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남북간의 대립관계로 인해 파생되는 다양한 상황들(예를 들면 북한의 핵도발,남북회담, 귀순병사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다.하지만 청년세대부터 기성세대에 이르기까지 아직까지도 ①정당 간 깎아 내리기식 비난(예를 들면 빨갱이)이 유효하거나, ②남북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대통령 혹은 국회의원 당선자를 뽑는 아주 막대한요소로서 작용하거나③북한문제에 감정적으로만 대응하는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이는 국민간의 갈등 조장 및 분열의 가능성과 막대한 군비지출로 인한 비효율을 낳으며,두려움과 전쟁의 위험성이 일상에 만연한 불안의 일상화를 야기한다. 이렇듯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남북분단의 상황이 하루아침에 바뀔수는 없겠지만,감정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북한을 다양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