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 찰스 다윈 / 동서문화사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먼저 동물을 사육하고 식물을 재배할 때 생기는 변이와 인간에 의한 개량을 말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부터 인간은 동물과 식물을 키울 때, 우수한 종만 분류해 키우고 후손들이 우수한 형질을 물려받아 또 우수한 종이 생긴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 인간이 원하는 완벽한 형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이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새로운 품종을 만들 수도 있다는 말이다.
찰스 다윈은 사육, 재배를 거쳐 수 많은 종이 공통 조상으로부터 분화했다고 한다. 그 변이에는 기형과 같은 급작스러운 것과 항상 존재하는 작은 변이로 나뉜다. 다윈은 이 중 두 번째, 항상 존재하는 변이가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찰스 다윈이 생각하는 변이는 자연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고 한다. 박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이러한 변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당시 종교가 세상을 지배하던 시기에, 종의 기원은 신에 의해 정해져있다고 믿었고, 변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당시에는 신에 의한 자연의 변화가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에, 찰스 다윈이 주장하는 인위적인 종의 선택은 당연히도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다윈은 또한 널리 알려져 있는 자연선택과 적자생존에 대해서 서술한다. 새로운 종의 출현과 기존 종의 몰락의 원인을 기후 등에 연결 지어 설명하였다. 생존에 유리한 조건을 가진 변이는 종을 유지시키고 또 그런 종이 다수를 이루어 집단을 지배한다. 다윈은 자연선택이 계속되면 새로운 종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물론 이것이 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환경에 제대로 적응했는가가 문제이다. 이를 위해 생명체는 생존을 위한 노력을 하고, 그 중 생존에 도움이 되는 신체의 조건이 발달하여 새로운 종으로 출현한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다윈이 스스로 자신의 학설의 난점을 서술했다는 것이다. 자연선택에 대한 스스로의 비판 그리고 다시 이 비판에 대한 대답을 내놓았다. 이 책이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 중 하나는, 종의 변이 단계에서 왜 우리는 중간 단계를 보지 못하는 것인가이다. 이는 지금도 여러 가설로 나뉘고 있는 것 같다. 다윈은 일단 지질학적 기록이 완전하지 않고 새로운 종은 항상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중간 단계를 목격하기 어렵다고 한다. 다윈이 스스로 던지고 스스로 대답한 이 문제의 핵심은, 종의 변이가 있었다면 왜 화석과 같은 중간 단계의 종에 대한 정보가 없는가이다. 우리가 목격하지 못했더라고 어딘가에 그 증거가 있을 것인데 말이다. 그는 변이 과정에서 중간 단계의 종은 새로운 종과의 경쟁에서 밀려나 증거조차 남길 수 없었다고 말한다. 자신의 논리에 대해 철저하게 비판하고 이를 다시 논리적으로 대답하는 것에서 역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본능 또한 유전이 된다고 한다. 생존경쟁, 적자생존, 자연선택이라는 측면에서 어쩌면 이는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다른 새가 지은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의 행동을 예로 들어서 설명하고, 일개미가 군집 전체를 위해 헌신하는 본능 또한 소개하며, 일개미의 존재가 군집 전체의 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유전이 된다는 것이다.
찰스 다윈은 결론적으로 종이 고정돼있거나 불변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우연한 변이가 생긴다면, 그리고 그것이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면 그 변이는 후손에게 전달될 것이다. 변이, 자연선택이 진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주창한 이론이 다양한 분야, 과학과 사학, 자연학 등에 엄청난 변화를 줄 것이라 기대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학문적 완벽성과 대담함, 그리고 자신감을 겸비한 느낌이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인류가 가지고 있던 질문에, 그리고 잘못 알고 있었던 상식에 답을 제공하고 가르침을 제공했다. 생명체는 결국 그 완성체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할 준비를 마치고 있다. 우리가 직면하는 환경이 계속 변하듯이, 생명체도 그에 맞게 변하고 또 그래야 존재를 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적응하고 맞추고 경쟁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앞으로 인간의 진화가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당시 엄청난 논란, 아니 그것을 넘어 비판과 비난, 공격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결국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고전을 쓴 위대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시대의 신념에 매몰되지 않고, 오류를 찾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투자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논리적이다. 찰스 다윈이 가장 대표적인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