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422~180426
동매누리 작은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대출을 했다. 이 책이랑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를 빌렸다. '우리는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커피양은 안다. 그러나 그 커피양도 훨씬 큰 컵에 따라 놓으면 한없이 모자라 보인다. 돈도 마찬가지 아닐까' 라는 질문은 신선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원론적인 얘기를 하는데 그게 가슴에 별로 와닿지가 않았다. 사례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까. 너무 많은걸 전달하려는 것도 같았다.
이번에 강지연 기획스쿨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만드는 방법>을 신청했다. 저번에 하루짜리 특강을 듣고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5,6월차 포스팅에 토요반이 개설되었길래 며칠간 고민을 하다가 신청을 했다. 아버지한테 말씀드려서 할부로 용돈에서 까달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이제는 돈이 필요하면 아버지부터 떠올리는 습관에서 벗어나서 자립하는 연습을 해야되니까 조금이나마 모은 저금통을 까야하나 고민을 엄청 했더랬다. 그러나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지, 아버지에게 말씀드리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고 저금통을 깨기 싫은 이유는 무엇인지, 질문이 조금 깊어진다 싶으면 이내 다른 생각으로 넘어가면서 문제의 본질에는 다가가지 못하고 뱅뱅 맴돌기만 했다. 그렇게 시간만 보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면서. 어렵사리 얘기를 꺼냈더니 왠걸, 아버지께서 흔쾌히 수강료를 내주겠다고 하셨다.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그리고 참 든든했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이런 것이었구나. 단지 돈 때문만이 아니라, 내가 초, 중, 고등학교 때 다니던 학원들이 결코 꽁짜로 다닌 것이 아니었구나. 350만원 수입에서 50만원에서 8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내게 투자해가며 아버지는 묵묵히 뒤를 받쳐주셨구나. 그렇게 버티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군대 가면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던데 나는 별 생각 없이 공익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곤 했었는데 문득 정신을 들어보니 '앞으로 뭘 먹고 살지,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반드시 부자여야만 할까, 부자가 되면 내가 지금 느끼는 행복들의 많은 부분을 나중에는 행복이라고 느낄 수 없게 되지 않을까' 등등의 생각을 하고 있더라. 이 책도 그런 생각에서 집어 들었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잘 와닿지 않아서 중간에 휙휙 넘기다가 결국엔 덮어버렸다. 책을 읽을때 꼭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누군가 그랬다. 용기있게 책을 덮은 나의 결단에 박수를. 요새 읽고 싶은 책이 너무나 많다.
<메모>
+ 돈은 좋아하는 것에 아낌없이 써야 한다 -> 그 일을 더 열심히 한다 -> 성과로 돌아온다
+ 돈에도 '타이밍'이 있다. 돈모으는 것 자체가 목적이 돼버리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 이은미 콘서트 광고를 보고 십몇만원짜리 S석 좌석을 끊은 일이 생각났다. 지금 생각해봐도 잘했다.
+ 장래 큰 수입을 위해선 자기 성장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를 위해선 자기투자가 필요하다. -> 책 사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던 영빈이가 떠올랐다.
+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 끝내지 말고 좋아하는걸 하면서 돈이 들어오는 상태를 고민하고 만들어라. -> Tryangle model 나의 무엇을 어떠한 목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
+ 평생을 매달려도 실증나지 않을 만큼 좋다, 가지고 있는 현금, 재산을 전부 잃어도 손에 넣고 싶을만큼 좋다. 이걸 할 수 있다면 내 인생은 행복하다 -> 아니 씨바 이걸 알면 다들 이렇게 고민을 하겠냐고. 그리고 직접 해보지도 않았고 해봤다 하더라도 그거에 대해서 이걸 평생해도 좋겠다는 확신이 그렇게 쉽게 들 수 있을까? 아니면 그만큼 이것저것 재지 말고 단순하게 생각하라는 뜻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