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 중 가장 어려운 책이었다. 문장 자체도 어렵고, 알레고리도 많고, 알 수 없는 구절들도 많았다. 처음에는 읽기가 너무 힘들어서 한국어 번역이라 그런가?싶기도 했지만, 다른 서평들을 보니 텍스트 자체가 어려운 것 같았다. 텍스트가 어려운 만큼 생각해볼 점도 많았고, 스스로에게 참 질문을 많이 하며 읽은 책이었다. 내가 궁금했던 점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해본 대답에 대해 기록해보려 한다.
짜라투스트라(이하 짜라)는 왜 '몰락'하는 사람을 사랑하는가? 그가 말하는 '몰락'이란 무엇인가?
Q: '몰락'이라는 말은 보통 부정적으로 쓰이는 단어인데, 짜라는 '몰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 그 이유가 궁금했다. 글에서 짜라는 초인이 되기 위해서는 '몰락'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몰락'하지 않고도 초인이 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왜 꼭 '몰락'해야 한다고 말했을까?
A: 나름의 이유를 생각해 보았을 때 아마 짜라는 '몰락'을 스스로를 이겨내고 새로운 자신으로 태어난다는 의미로 사용했던 것 같다. 니체는 기존의 기독교적 허무주의를 배격하고, 그러한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던 철학자이므로, 기존의 기독교적 질서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흔히들 '사람은 고쳐쓰는 것 아니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사람이 잘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다. 짜라도 이런 것을 알았기에, 사람이 변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롣 다시 태어나야한다는 그런 의미에서 '몰락'해야 한다는 표현을 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해가 지는 것을 보고도 짜라는 '몰락'이라고 표현하는데, 한 쪽에서 보면 해가 지는 것이지만 지구의 반대편에서 보았을 때는 해가 뜨는 것이 되는 것 처럼 다른 사람들을 비추러 산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몰락'이라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
"나는 위대한 경멸자들을 사랑하노라. 그들이야말로 위대한 숭배자요. 저편의 물가를 향한 동경의 화살이기 때문이다."
Q: 이 말에서 경멸자들이 숭배하는 것은 누구일까 궁금했다. 위대한 경멸자들이 숭배하는 대상은 초인인가? 니체는 짜라를 통해 사람들이 하느님을 숭배하고, 그의 뜻을 따르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초인을 숭배하게 되면, 초인들을 믿게 되고 결국 자신들이 세운 가치가 아닌 초인들이 이끄는 가치를 믿고 그것에 이끌려가게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A: 오랜 시간 동안 이 구절에 대해 생각해본 결과, 그나마 내린 결론은 '숭배'하라는 말이 그들의 뜻에 전적으로 따르라는 뜻이 아니라, 그들처럼 되고 싶어하는 마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초인이 제시하는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초인들이 자신 스스로의 가치를 세워가는 것을 보고 '아 나도 저렇게 해야겠구나!'하는 마음이 드는 것을 '숭배'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짜라는 왜 초인을 '번갯불'에 비유하였는가?
Q: 짜라는 초인을 '번갯불'에 비유하고 있다. 왜 '번갯불'인가? '번갯불'은 짧은 시간 안에 번쩍하고 사라지는 존재가 아닌가? '번갯불'이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세상을 잠시 비추는 것 뿐인데, 초인이 그런 존재밖에 되지 않는다고 본 것일까?
A: 아마도 니체가 번갯불에 초인을 비유한 것은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을 깨우쳐주는 초인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번갯불이 내려치려면 구름 속에서 수많은 마찰과 긴 시간을 인내하고 기다리고 극복해야하는데, 초인도 그와 같은 존재여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질문을 정말 많이 던지고, 대답을 생각해보게 한 책이었다. 아직 답을 찾지 못한 질문들도 많다. 앞으로도 천천히 의미들을 곱씹으며 대답을 찾아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니체에 대해서도 더 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