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짱뚱이 시리즈를 읽은 적이 있다. 그 때 참 따뜻하고 예쁜 그림체가 인상적이었는데, 스무살 넘고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수필은 단순히 짱뚱이의 어린 시절을 담은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이 책을 쓴 40대의 모습까지, 가족과 인생을 돌아본다. 힘들었던 기억들, 부모님과 남매 이야기, 그리고 치유받은 이야기까지... 본인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풀어놓는다. 태어난 시대와 환경이 다르더라도 누구나 저마다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 아픈 가정사를 가지고 살아왔고, 그것이 어린 내게 약점이 되었다. 이 글의 작가 역시 마찬가지로 장애를 가진 동생을 챙기느라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자란 점, 그리고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한 점 등의 상처를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최근 나도 인간 관계에 있어서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작가 역시 참 힘들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아픔을 대중들에게 공개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작가는 언제나 기대도 될 안식처인 가족들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부러웠다. 나는 지금 너무 아프고 힘든데, 누구 하나에게 기댈 곳이 없어서 외로운데, 돌아갈 곳이 있는 작가는 그래도 참 다행이다. 나는 그렇게 갖추어진 환경은 아니지만, 더욱 강인해지고 굳건해져서 스스로 힘을 북돋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지금의 강렬한 아픔도 잠깐일 것이라고 믿는다. 나도 훗날 내 인생을 돌아보면서, 스스로에게 참 힘들었는데 잘 자라주었구나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