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인수 교수님의 ‘창의적
사고’ 수업을 수강하며 읽고 최근 생각이 나 한 번 더 읽은 책이다.
성균관대학교에 있는 교양 수업 중 가장 독특하면서도 흥미롭다고 평하고 싶은데, 이 책을
통해 그 수업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사회 심리적 분석은 물론 다양한 사례와 연구를 기반으로 창의성을
여러 시각으로 바라본다. 전 세계가 창의성의 중요성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창의성이 정확히
무엇인지 설명할 수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에선 창의성을 단순히 ‘아티스트, 예술 하는 사람들만 갖고 있는 능력’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어서 사회적 인식 보안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국내 취업 시장은 국제 트렌드에 맞춰 ‘창의적인 인재’를
뽑는다고 공지하는데, 정작 본인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창의성을 가진 사람을 어떻게 채용할지 의문이다. 이 책을 통해 고용주와 피고용인은 물론 남녀노소 그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 창의성이 무엇이고 창의적인 인재는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먼저 창의적인 사람이 단순 예술인들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창의적인 사람이 무작정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의
편견이 오히려 창의적인 사회로부터 멀어지게 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일단 우리 모두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덕목과도 같듯이 창의성은 항상 내재되어 있고 제대로 활용할 줄만 안다면
이 사회에서 인정받는 ‘창의적인 인재’가 될 수 있다. 또 창의적인 사람들은 공부를 소홀히 하고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많은 것들을 내팽개치며 노는데 인생을 허비한다는
비약한 논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주장에 전제된 ‘창의적인
사람이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 있다’는 부분은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멋대로 놀거나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각하고 꿈꾸는
것엔 한도가 없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른 이들에겐 사회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무법자로 보일지 모르나
진정한 창의적인 인재는 타인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을 생각하고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책에서 여러 번 강조하지만 이와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은 용기 있는 자들이고 도전적 정신을 갖고 있기에 우리가 무시하지 말고 오히려 우러러봐야
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는 모순덩어리인 것 같다. 항상 같은 일상을 반복하게 하고 '다름'을 '틀림'으로 가르치는
데다가 창의성마저도 등급을 매기려 한다. 최인수 교수님께서 책에서 강조하시듯 우리는 진정한 창의성엔
눈길 하나조차 주지 않으며 창의성을 쫓고 있다. 눈뜬 장님이란 표현이 우리 사회의 모순에 딱 들어맞는다. 교수님 말씀대로 본인이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을 새롭게 함으로써 개인 역량도 늘리고 새로운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어야 자신의 창의성을 완벽히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사소한 일 하나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창의적 문제 해결기법을 통해서 헤쳐나가는 것 또한 창의성을 단련하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벤다이어그램, 마인드맵도 포함된다.
내가 가장 동경하는 삶은 즐겁고 재미있는 삶이다. 사는 것이 즐겁다는 것은 본인의 삶을 행복하게 느끼고 알차게 보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놀이도 놀이, 일도 놀이, 모든
고난과 역경도 단순히 게임의 장애물로만 여긴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본인의 삶에 심취한, 책의 용어로 ‘몰입’한
사람만이 진정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야만 창의성도 자연스레 발현될 것이고 절대 물러서지 않는
용맹함도 얻게 될 것이다. 단순히 어떠한 ‘발견’을 위해서, 예를 들어 창업 아이디어를 위해서가 아니라 창의성 자체를
위해서 노력하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