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환경은 인간들의 주된 관심사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산업관련 규제에서 환경요소 평가 항목은 거의 빠지지 않으며, 화장품 등의 개발에서도 자연에 무해한가하는 항목이 포함되어있다. 또한 지난 2007년에는 미국의 46대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환경 관련 고발 다큐멘터리에 출연하여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까지 하였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눈이 멀어있었다. 더 쉽고, 더 빠르고, 돈이 덜 들면서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갈구해왔다.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희생된 것은 사람이었다. 휴식을 빼앗기고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하지만 인간은 말을 할 수 있었기에 스스로 힘을 모아 자신들의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가지고,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 인간 외에 희생된 것들이 있었으니 바로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이다. 산업 발전의 과정에서 발생한 수많은 오염물질들은 여과되지 않고 자연에 그대로 흘러들었으며, 이것들은 즉각적으로 자연을 파괴했다. 지구가 존재하고, 인류가 태어난 이후로 자연은 항상 그자리에 존재하는 것이었고, 너무나도 큰 존재였기에 왠만한 파괴에는 충분히 그것을 감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연의 자정능력의 한계를 벗어나자 인간의 발전 아래 감춰졌던 자연의 상처는 조금씩 드러났다.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환경파괴에 관한 사실들을 상식으로 만들었으며, 20세기가 되어 점차 드러나기 시작한 환경파괴로 인한 동식물들의 피해를 가감없이 보여준 책이다.
영화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은 인간을 바이러스와 같은 종이라고 말한다. 다른 모든 생명체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데 반해 오직 인간만이 자신들이 머무는 자연은 파괴하고, 더 이상 살 수 없게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파괴하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기 시작한 이후로 인간은 지구라는 생명체에게 있어 바이러스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지구온난화가 인간에 의한 탄소 배출 증가 때문이 아닌 태양의 활동 증가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레이첼 카슨처럼 자신의 위험을 무릎써가며 인류의 공통선을 추구하기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정의로운 사람들이 있었기에 우리 인간은 바이러스와 같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수요일 포항에서 일어난 지진 앞에 주민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대피하는 것이 고작이었으며, 지난 여름 북미를 강타한 어마와 하비, 2개의 초대형 허리케인 앞에서 카리브해 인근 국가들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그 대단하다는 미국조차 플로리다 주지사가 대피령을 내려 50만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자연이 잠자코 있어서 느끼지 못할 뿐 인간은 거대한 자연 앞에 한없이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 아직까지 피부에 와닿을 정도의 결과로 나타나지 않았을 뿐, 자연은 인간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으며, 그 결과는 결국 인간이 져야만 한다. 투모로우, 인터스텔라 등 여러 영화에서 보여주던 지구의 디스토피아 적인 모습이 현실로 되기 전에 우리는 되돌릴 수 없을 지언정, 지금 이상의 파괴를 막기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인간이 바이러스와 다른 종임을 증명하고자 한다면 스스로를 파멸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