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본격화되고 대규모 농지에 단일경작을 하면서 각종 질병에 취약해지고 특정 종류의 곤충이 증가했다. 이처럼 급격하게 바뀐 생활방식에 따라 사람들은 보다 효율적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벌레 퇴치 전문가나 방역기구를 찾았다. 동시에 과학 기술의 발달로 실험실에서 많은 종류의 화학 물질이 개발되었다. 화학 물질은 오랜 기간 노출되면 익숙해지지민, 개발 속도가 너무 빨라서 생물에게 익숙해질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화학 물질이 자연으로 배출된다. 이런 물질들은 생명체의 몸 안에 축척되면서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독성이 있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요즘 약사들이 여러 개의 약을 처방할 때 약끼리 충돌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전혀 독성이 없는 물질 두 개가 합쳐져서 새로운 유독성 물질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독성 물질은 아직 오염된 물과 음식을 먹지 않은 생물에게도 해를 끼치는데, 어미의 뱃속에 있을 동안 유독 물질이 흡수되어 유전적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받기도 한다. 가끔 인류는 단기적인 이득을 위해 장기적인 결과를 보기를 거부한다. 새가 울지 않고 동물이 없는 봄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미국의 농무부는 1940년대부터 DDT와 디엘드린 같은 화학약품을 일상생활에 사용하기를 적극 권장했다. 화학약품은 곡식 생산이나 가축 보호를 위한다는 이름 아래 무차별 살포되었다. 지하수로, 대기로, 곡식으로 스며든 화학약품을 먹고 수많은 동물들과 사람들이 죽은 다음에야 화학약품의 양을 제한하는 기준이 생겼지만, 이것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권장량이라는 것은 한 가지 곡식에 뿌리는 한 가지 화학약품에만 적용되는 것이라서, 화학약품을 권장량대로 뿌려도 여러 종류를 중복해서 쓸 수 있었다. 또 여러 가지 음식을 먹고 사는 인간과 동물들은 여전히 위험 수치를 훨씬 넘는 약품을 섭취하고 있었다. 따라서 카슨은 선택적 살포 방식을 쓰거나 환경 친화적인 방식을 쓸 것을 주장한다. 예를 들면 해충을 없애기 위해 자연적인 천적을 활용하는 것이다.
당시 카슨의 책은 여러 가지 이유로 큰 논란거리였다. 첫 번째로는 환경 문제를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던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가축을 잃고 병에 걸렸지만 왜 그런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했으며, 당시 정부 또한 해가 적은 불개미를 박멸한다는 명목으로 수차례 무차별적인 살포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카슨의 책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과학기술 남용의 폐해가 알려졌고 환경운동이라는 사회적 흐름을 구체회시켰다. 과학자들은 어느 단체에 속하지도 않고, 박사학위를 갖고 있지도 않은데다가 책이 쉽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카슨을 공격했다. 많은 정부 관리들과 기업들은 카슨이 자신들을 모욕한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는 카슨이 '자신의 자리'를 망각한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저널리스트들과 평론가들은 카슨의 책을 신비주의적이고 낭만주의적이며 감성적인, 고양이와 새를 사랑하는 여성의 히스테리로 치부했다. 한 의학 평론가는 <침묵의 봄>을 읽고는 '여성과는 논쟁을 벌여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여성과는 논쟁을 벌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언론은 카슨의 책을 단순히 대중을 선동하려는 소란거리라고 생각했다. 그의 책이 살충제와 제초제가 생태학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당시에는 보기 드물었던, 과학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전 농무부 장관은 심지어 '왜 아이도 없는 독신녀가 유전학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가?' 라고 공식적으로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남성중심적인 사회의 여성이, 살충제와 제초제 사용을 권장하는 사회적 권력에 적극적으로 저항했기 때문에 카슨과 그의 책은 사회적 권력층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카슨은 끊임없이 새롭고 논리적인 증거를 제시했으며, 대중의 지지를 받았고, 결국 이 책을 계기로 많은 주에서 환경 보존 관련 법안이 나왔다.
이 책은 1962년 출판되었는데, 약 50년이 지난 지금의 봄은 정말로 새가 많이 울지 않는다. DDT만큼이나 독한 약을 뿌리진 않지만 '유기농'이라는 브랜드를 단 상품이 존재한다는 것은 반대로 아직 약을 쳐서 만든 식품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장에서는 아직 매연을 뿜고 있고, 대기업의 규제는 구멍이 많으며, 벌목이 과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카슨이 너무 극단적으로 예측을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레이첼 카슨의 책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그나마 인간이 지구에 끼친 해악을 돌아본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