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대한민국은?
이 책은 마치 나에게 예언서 같았다. 지금이야 수많은 사람들이 그 해의 트렌드를 조사하고 전년도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설문조사한 것을 정리한 결과물이란 것을 알지만 그 당시에는 전년도의 소비 트렌드를 정리하고 이번 연도의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고 있는데 너무 딱 맞아떨어져서 놀랐다. 이 책을 읽고 그 한 해를 생활하다 보니 문득문득 책에서 소개한 내용들이 일상생활에서 발견되었다. 그래서 매년 이 책이 나오기를 기다리곤 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는 2020년의 소비 트렌드를 회고하고 2021년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고 마지막으로 <트렌드 코리아>에서 선정한 2020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을 보여준다.
<멀티 페르소나와 레이블링 게임>
사람들은 퇴근 전 나와 퇴근 후 나가 다르다고 한다. 인스타그램에서도 취미를 보여주는 계정,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는 계정,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계정 등 여러 개의 계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카카오톡도 이제 멀티 프로필을 설정할 수 있다. 이렇듯 사람들은 왜 자신을 세분화하는 걸까? 이와 더불어 MBTI, 꼰대 레벨 테스트, 대학교 학과 테스트 등 여러 가지 테스트들을 통해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길 원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한 혼란한 상황 속에서 자신을 더 들여다봄으로써 자신의 강점을 키우고자 한다는 말이 가장 와닿았다. 요즘은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려워진 경제 상황에 본인의 직업이 언제까지나 안정적일 거라는 기대감은 버린 지 오래되었다. 그리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또 다른 직업을 만드는 것이다. 레이블링 게임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렵던 취업은 더 어려워졌다. 이런 소소한 레이블링 게임들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화하는 계기를 갖기도 한다. 마냥 유행하던 것들이 그 속을 들여다보면 힘든 세상에서 더 열심히 살고자 하는 노력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란 것을 알게 되니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했다.
<자본주의 키즈>
"만약 본인 뒤통수의 머리를 밀고 일회용 문신으로 광고 문구를 넣는 대신 광고비 777달러를 주겠다고 한다면 받아들이겠는가?"
"만약 식당 로고 모양 문신을 몸에 새기는 대신 점심식사 평생 무료권을 주겠다면 받아들이겠는가?"
위의 내용들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자본주의 키즈들은 예전의 키즈들과 다르다. 실제로 어린 나이부터 주식 투자를 하는 등 금융 생활을 시작한다. 또 SNS를 활용하여 #협찬환영과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광고를 해주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제안을 한다면 어떨까? 처음에 나는 어차피 자기가 결정하는 것이고 돈도 받고 하는 것인데 뭐가 문제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점점 읽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만약 ‘친절함’에 가격을 매기기 시작한다면 점원은 돈을 받고 미소를 팔아야 하며 돈을 받지 않는다면 미소를 짓지 않을 것이다. 즉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 중 ‘호의’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들이 이런 자본주의 시장의 논리에 밀려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어 인상 깊었다.
<휴먼 터치>
"기술이 사람을 위로할 수 있을까?" p397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이라면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 이 기술을 통해 우리가 어떤 면에서는 편리함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사람을 대신하여 기술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기술에서 오히려 사람적인 부분을 찾고자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AI 스피커의 경우 기계의 말투가 너무 딱딱하다고 느껴지면 친근한 말투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또는 한 연예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기계에게 친근함을 느끼고자 한다. AI 비서는 사람을 대신해서 나온 기계인데 오히려 이 속에서 사람의 손길을 느끼려고 한다는 것이 조금 재미난 상황인 것 같았다.
이 책에서 소개하길 20201년의 소비 트렌드를 정리하면 ‘COWBOY HERO’이다. 각 글자마다 2021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를 담고 있다. 나는 이중 아주 일부분을 소개하였지만 모든 부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보고 있었다. 조금 늦었지만 이렇게 올 한 해를 미리 보고 실생활에서 발견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