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국가의 고전인 홍길동전을 처음보는 형태의 작품으로 접했다. 동양화풍의 그림과 이해가 쉬운 글들의 나열뿐 아니라 절묘한 트랜지션으로 이미 익숙한 이야기들을 매력적으로 풀어냈다. 어떤 지식전달 다큐멘터리의 형식이거나 영화의 형식일 것이라고 예상한것과 달리 처음보는 형식의 영상을 접해 신선함을 느꼈다. 매체의 특이성뿐 아니라 이야기의 구성또한 매력적인데 이미 많이들 알고있는 홍길동전의 줄거리는 간단하게 풀고 그 이야기가 어떻게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고전이 될 수 있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누가 고전의 정의를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읽지 않은 책’ 이라고 했던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읽은 적 있는 이 이야기는 어느 시대에나 적용되어 오며 현대에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저자 허균이 이 소설을 고전의 반열에 올리기 위하여 썼는지는 모를 일이다. 하지만 마르탱 게르의 귀향이 그렇듯 고전은 당대의 저자 혹은 독자가 아닌 후대의 사회문화적 환경의 영향을 더욱 많이 받는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책이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