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무엇인가?, 매우 간단하지만 거창하고 어렵게 다가오는 질문이다. 우리는 삶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면서도 죽음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는다. 고민보다는 걱정이나 두려워 하는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죽음은 철학적으로 함의하는 것이 많다. 예를 들어 죽음이 진정 나쁜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사후세계에 관한 물음이라던가 영혼의 존재여부에 관한 물음등 다양한 차원에서 죽음이란 것이 논의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 대해서는 집착하고 사유하는 반면 삶 만큼 중요한,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죽음에는 무관심하다. 우리는 사람으로서 , 한 인간으로서 죽음이 자신에게 무엇인가, 어떤 것을 가져다 주는가, 어떻게 죽어야할까라는 질문에대한 해답을 스스로 생각해보아야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죽음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한다. 영혼의 유무, 죽는다는 것의 정의, 죽음이 나쁜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한다. 그중 가장 관심있게 본 논의는 두가지이다.
첫번째 인상깊은 논의는 죽음이 나쁜것인가라는 것이다. 필자는 에피쿠로스의 입장과 루크레티우스의 경우를 반박하고 박탈이론을에 동믜하며 죽음이 삶과 삶을 구성하는 모든 것을 앗아가기에 나쁜것이라고 설명한다. 에피쿠로스의 입장을 살펴보면 죽은 후에는 자신에게 나쁜것도 좋은것도 존재할 수 없다고 한다. 즉 좋다, 나쁘다로 평가할 수 있는 자신이 없으므로 죽음이란 나쁠 수 없다는 것이다. 루크레티우스의 경우는 생전의 영겁의 시간과 생후의 영겁의 시간 모두 존재하기에 생전의 영겁의 시간을 슬퍼하지 않듯 생후의 영겁의 시간을 슬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박탈이론을 포함한 위 3가지의 주장 중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되는 것은 박탈이론이다. 대다수의 우리는 죽음을 나쁜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 이후가 죽으면 내가 가진 모든것들과 가질 모든 것들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샐리 케이건은 죽음이 나쁜것이라는 것을 철학적으로 증명하고 있지만 나는 대다수의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죽음이 나쁜것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철학적으로도 충분히 죽음이 나쁘다는 것은 증명되었지만 말이다. 철학가의 사상을 이해하고 죽음에 대해 고민해본다면 충분히 죽음에 대한 가치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점에서 이 책은 쉬운 철학적 논의로 나름대로 사람들에게 죽음이란 것을 덜 무겁게 전달하고 있다.
두번째 인상깊은 논의는 자살에 관한것이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심각한 문제중 하나인 자살은 그 선택이 도덕적으로 옳은가에 판단을 불러온다. 가치적 이론이나 중립적 이론과 같이 삶이라는 것 자체의 가치와 삶의 구성요소의 가치를 비교해서 판단해야한다고 필자는 주장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환상적 가치이론을 따르는 것이냐라고 하면 또 그것은 아니다로 말하겠다. 삶이 절대적인 긍정적 가치를 가지지는 않지만, 미래의 내가 가질 행복을 박탈하고 또 개선될 여지를 없애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살이 가저오는 사회적 동요와 가족들의 슬픔을 고려했을때 도덕적으로 인정될 수 없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죽음에 대한 사유에 필요한 이론들과 판단 근거들을 제공해준다. 저자와 의견이 일치안해도 무방하다. 저자는 생각할 건더기를 던져준것이고 판단은 우리가 하는 것이다. 내가 주목한 두가지 이슈는 죽음이 나쁜것인가와 자살이 도덕적으로 옳은가이다. 하지만 독자마다 죽음에 대한 관심사가 다 다를것이고 내리는 결론도 다 다를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철학서를 읽는 이유이고 읽어야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은 그리 복잡하지 않고 또 철학적 사유라는 것이 꼭 철저한 논증이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의 흐름을 정리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철학이고 인문학이다.